[뉴스토마토 차종관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 표결을 앞두고 대학생들이 여의도에 모여 "윤석열 탄핵"을 노래했습니다.
7일 오후 1시30분 서울시 영등포구 산업은행 앞 도보에서는 '윤석열퇴진 대학생 시국대회'가 열렸습니다. 시국대회에는 등 전국 31개 대학에서 1200명의 대학생이 참여했습니다. 경남·부산·대구 등 지역 대학생들도 상경해 함께했습니다.
시국대회의 부제는 '시국플레이리스트'였습니다. 주최 측은 "계엄이라는 두려운 상황 속에서도 윤석열 탄핵을 축제로 만들겠다"며 "함께 노래를 힘차게 부르는 집회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7일 오후 1시30분 서울시 영등포구 산업은행 앞 도보에서 '윤석열퇴진 대학생 시국대회'가 열렸다. (사진=뉴스토마토)
시국대회는 김민지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의 사회로, 대학생들이 DAY6의 'Welcome to the Show'를 힘차게 부르며 시작됐습니다.
황다경 숙명여자대학교 시국선언 제안자는 "우리의 숙명이 세상을 바꾸라 말하고 있다"며 "오늘 우리는 행동하기 위해 모였고, 행동하는 대학생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숙명여대에서는 2626명의 대학생이 시국선언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홍예린 동국대학교 시국선언 제안자는 "지난 3일 계엄령이 발표된 무서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학우분들의 연대에 용기를 얻어 시국선언을 진행할 수 있었다"며 "위기는 우리를 무너뜨리지 못한다. 우리 국민은 기필코 이길 것"이라고 했습니다. 발언 이후 대학생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열창했습니다.
이서윤 건국대학교 시국선언 제안자는 "하루라도 내 삶을, 대한민국을 윤석열에게 맡길 수 없다"며 "만약 오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다고 해도 끝이 아니다. 탄핵 인용까지 만들어내야 한다. 그게 우리가 살아갈 미래"라고 했습니다. 이어 대학생들은 에일리의 '손대지마'를 불렀습니다.
1207명의 경남 대학생 시국선언을 이끈 정하늘 경상국립대학교 시국선언 제안자는 "한밤중에도 수천의 국민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국회 앞으로 뛰쳐나왔던 그때, 국민의힘은 없었다"며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고 결국 윤석열과 한 몸이 되기를 선택했다. 자기들 밥숟가락 지키기에 급급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국민의힘은 역사의 심판대에서 공범으로 같은 최후를 맞고 싶지 않다면 내란 동조 행위를 당장 그만둬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학생들은 안예은의 '봄이 온다면'를 불렀습니다.
7일 오후 1시30분 서울시 영등포구 산업은행 앞 도보에서 열린 '윤석열퇴진 대학생 시국대회'에 참가한 한 학생이 단상에 올라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상천 경북대학교 시국선언 제안자는 "좌절과 불안이 가득한 세상, 정치적 무관심과 염세주의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세태에 당당히 맞서고, 자신의 삶과 권리를 위해 싸우는 학생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계엄령이 터졌을 때 대학생과 청년의 정치 무관심은 자랑거리가 아닌 치욕스러운 약점일 뿐이었다는 사실을 뼈리게 느꼈다"며 "'탈정치·반정치 문화'의 토양 위에서 극단적 정치가 꽃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발언이 끝나자 대학생들은 이적의 '걱정말아요 그대'를 불렀습니다.
박서림 이화여자대학교 총학생회장은 2016년 최경희 총장의 사퇴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냈던 사례, 2017년 사립대학 최초의 총장 직선제 도입으로 민주주의 도화선을 만든 사례, 2018년 성폭력 교수를 몰아냈던 사례, 2024년 이화인 1809명의 시국선언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학생들이 역사를 바꿔왔다. 이제는 여기 있는 우리의 차례"라며 힘차게 '해방 이화' 구호를 외쳤습니다. 대학생들은 21세기 학생운동가로도 불리는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불렀습니다.
부산윤석열퇴진대학생행동 부경대모임 소속 왕혜지씨는 "지난달 7일, 학교는 '학내 정치활동 금지'라는 비민주적인 학칙을 앞세워 경찰 병력을 투입해 폭력 진압했다"며 "유신 시절 낡아빠진 학칙 개정을 위해 목소리를 냈고, 학칙 개정 의지를 담은 총장 담화문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제 남은 건 윤석열 퇴진"이라며 "우리 대학생들은 시대의 부름에 언제나 응답해왔다. 모진 탄압에도 우린 더욱 굳건한 돌덩이가 되어 낡은 세상을 기어코 바꾸자"라고도 했습니다. 대학생들은 발언문의 취지를 이어 하현우의 '돌맹이'를 불렀습니다.
7일 오후 1시30분 서울시 영등포구 산업은행 앞 도보에서 열린 '윤석열퇴진 대학생 시국대회'에 참가 대학생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노민영 고려대학교 시국선언 제안자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 다른 학생들을 모으고 또 만나고 싶었다"며 "결국 계엄령 이후 8년 만에 학생총회가 열리며 2400명이 모이고 결의와 후속행동을 의결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거의 모든 시국선언문에서 대학생은 불의한 권력을 끝장내는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우리의 손으로 직접 이 정권을 끝내자"고 했습니다. 앞서 고려대에서는 윤석열 퇴진을 골자로 한 학생총회가 두 번 성사된 바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학생들은 코요테의 '우리의 꿈'을 부르며 시국대회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이날 오후 3시부터 진행되는 '범국민촛불대행진' 본대회에 합류했습니다.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