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반도체 기업 맞아?…이미지스, 815생활건강과 불투명한 동행
매트리스 및 손소독제 제작 주요 사업…양수도 공시에 반도체 회사로 표시
총 자산 17억원 불과…인수 회사보다 13분의 1 수준
계약금 11억원 납부했지만 총 인수 대금 220억원 완납 여부 의문
2024-12-19 06:00:00 2024-12-19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7일 16:0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반도체 설계기업인 이미지스(115610)가 주식양수도계약을 통해 최대주주를 815생활건강으로 변경할 예정이지만, 양사 간 시너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이미지스가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815생활건강은 반도체 기업이라고 명시됐지만, 취재 결과 주요 사업은 매트리스와 손소독제 제조인 것으로 확인돼 반도체 분야에서의 시너지 실효성은 상당히 낮은 상태다. 더욱이 815생활건강은 총 자산이 17억원에 불과하고, 재무 상태도 열악한 상황이어서 주식양수도계약 대금 220억원을 어떻게 완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815생활건강으로 최대주주 변경 공시·반도체 사업 가능성은 '희박'
 
17일 금융감독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미지스는 최대주주를 기존 김정철에서 815생활건강외 2인으로 변경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1주당 가액은 5432원으로 김정철이 보유한 주식 전부인 404만9856주(24.92%)를 220억원에 넘길 예정이다.
 
815생활건강은 지난 12월12일 계약금 11억원을 지급했고, 내년 1월23일 중도금 11억원, 2월25일 잔금 198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815생활건강은 김정철로부터 넘겨받은 주식 중에서 164만9856주(10.15%)와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해 24.92%를 양도 받아 최대주주에 오를 예정이다.
 
815생활건강이 반도체 전문 개발기업 이미지스를 인수해 신사업으로 반도체 사업을 개시할 것이란 가능성도 점쳐진다. 주식양수도계약 공시에 따르면 815생활건강은 정보통신, 이동통신 융합 보안 반도체 개발 및 공급 사업을 한다고 써져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새롭게 최대주주에 오를 815생활건강의 실체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좌) 잡코리아에 기재된 815생활건강 정보, (우) 공시 (사진=잡코리아, 금융감독원공시시스템 캡처 갈무리)
 
실상 815생활건강은 전혀 다른 업종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생활건강용품 기업 815생활건강은 주요 사업으로 매트리스와 손소독제 등을 제조하고 있다. 잡코리아에 등록된 815생활건강의 주요사업에는 메모리폼 매트리스, 토퍼 제조, 도소매 등이 기입돼 있다. 지난 2020년 815생활건강은 방역 전문 브랜드 ‘멜로우랜드케어’에서 비접촉식 자동 손소독기 ‘멜로우랜드 디스펜서’를 출시한 바 있다. 결국 지난해 815생활건강이 낸 매출 153억원은 매트리스 판매와 손소독기 제품 등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815생활건강 사업 규모가 이미지스에 비해 과도하게 작은 것도 주의할 점이다. 지난해  기준 815생활건강의 자산총계는 17억원에 불과하다. 이미지스의 지난해 자산총계는 223억원으로 815생활건강의 13배가 넘는다. 사원 수 규모를 비교해 봐도 이미지스는 50명에 달하는 반면, 815생활건강은 8명에 불과했다. 또 지난해 815생활건강의 부채총계는 15억원으로 자산의 86.96%가 모두 부채였다. 이미지스도 지난해 부채비율은 225.49%이지만, 815생활건강 부채비율은 666.96%에 달해 위험 수준을 훌쩍 넘었다. 
 
(사진=이미지스 홈페이지 갈무리)
 
주식양수도 계약금 220억원 지급 가능할까
 
이미지스는 최근 실적이 악화되며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3자배정 유상증자 대상자로 타이거로보틱스를 지정해 70억원을 조달했다. 최대주주는 815생활건강으로 바꿀 예정이지만, 815생활건강이 거래대금 지급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아예 최대주주 변경이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지스는 지난 3년간 매출이 급감하며 지난해 적자 전환한 후 올해도 적자를 지속했다. 이에 이미지스는 3자배정 유상증자로 70억원을 조달했다. 운영자금 약 40억원,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약 30억원을 모집하기로 했다. 발행 대상자는 타이거로보틱스로 323만272주(16.58%) 지분을 갖게 된다. 다만 최대주주는 815생활건강으로 바뀔 예정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815생활건강(10.15%)보다 타이거로보틱스(16.58%)가 유상증자 이후 갖게 되는 지분이 더 많을지라도, 최대주주는 단독 수량만이 아니라 최대주주 등을 포함했을 때 가장 지분이 많은 그룹 안에서 지분이 가장 많은 투자자가 최대주주가 되는 것"이라며 "유상증자 결정 공시에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한다는 내용이 따로 표시되지 않아 최대주주는 815생활건강이 되는 게 맞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815생활건강이 이미지스를 인수해 우회상장을 시도할 가능성은 다소 적어 보인다. 합병 결과 비상장법인인 815생활건강이 상장법인인 이미지스의 최대주주로 변경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우회상장이 성립하려면 비상장 법인의 자산, 자본, 매출액 중 2가지 이상이 상장 법인보다 규모가 커야 하는데 지난해 기준으로 따지면 이미지스가 모두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예 최대주주 변경이 취소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앞서 전진바이오팜(110020)은 지난해 10월16일 기존 이태훈외 1인에서 주식회사 다빈비엔에스로 최대주주를 변경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으나, 약 8개월만인 지난 6월13일 취소한 바 있다. 다빈비엔에스는 주식 55만3085주를 1주당 3만9777원에 매입해 양수도 대금으로 220억원을 지급해야 했다. 하지만 매매대금 지급일자가 계속 연기된 끝에 미지급해 자동으로 계약이 해제됐다.
 
당시 다빈비엔에스도 2022년 자산총계는 31억원에 부채총계는 24억원이라 부채비율이 328.16%로 과도하게 높았다. 같은 해 매출은 27억원으로 전진바이오팜 매출 78억원보다 작았고, 사업 분야도 브랜드 의류 및 패션잡화 도소매업으로 바이오기업인 전진바이오팜과 큰 연관이 없었다. 사원수 규모도 전진바이오팜은 43명인데 반면 다빈비엔에스는 3명으로 약소했다. 
 
마찬가지로 815생활건강이 당사 자산(17억원)의 13배에 가까운 주식양수도 대금 220억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반도체 사업 협력에 대한 실효성은 매우 떨어지는 상태다. 815생활건강에 연락해 본 결과 본사 직원도 반도체 사업 가능성에 대해선 전혀 알고 있는 바가 없었다.
 
실제로 815생활건강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주요 생산품은 매트리스이며 주로 미국 등 해외에 매트리스를 판매하고 있다. 손소독제도 판매하고 있다”라며 “반도체 사업에 대해서는 회장님께 문의드려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IB토마토>는 이미지스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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