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적정주가를 평균 5.7% 낮추며 단기적인 반등은 쉽지 않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현재 주가는 저평가돼 있어 하반기 실적 개선 가능성을 예상했습니다.
1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5개 증권사들이 발행한 삼성전자 보고서 중 10곳이 삼성전자의 적정주가를 하향 조정했습니다. 나머지 15곳은 종전의 적정주가를 유지했습니다. 주가를 상향 조정한 곳은 없습니다. 이들의 의견을 종합한 주가 컨센서스는 7만7400원으로 직전 평균인 8만2080원보다 5.7% 낮아졌습니다.
또한 지난 달 13일부터 이날까지 나온 보고서의 투자의견은 모두 '매수'입니다. 빠른 시간 안에 주가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밸류에이션 상으로는 저점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1분기 삼성전자 실적은 매출액 76조3000억원, 영업이익 6조4000억원으로 예상되며, 상반기 재고조정을 지나 하반기 이후 점진적인 회복을 기대한다"며 "역사적 저점을 깨고 내려간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악재의 상당 부분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300조800억원, 영업이익 32조73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전년 대비 각각 15%, 398% 증가한 성적이지만 2023년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급격하게 얼어붙어 실적이 부진했기에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결과입니다. 지난해 4분기만 따로 보면 매출액은 75조원으로 전분기보다 5% 줄었고,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은 29% 감소해 눈높이를 낮춘 시장의 기대치를 더 밑돌아 실망을 키웠습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재고는 이미 정점을 지난 것으로 추정돼, 2분기부터는 고객사의 재고 감소와 반도체 업체들의 공급 축소 효과가 반영돼 메모리 수급이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될 전망"이라며 "공정 전환을 통한 메모리 감산 효과는 향후 수요 개선과 반도체 수급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주가순자산비율(PBR) 0.91배 수준의 주가는 악재에 둔감하고,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영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주가 바닥을 다지더라도 반등이 쉽지 않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향후 주가는 크게 하락하지 않겠지만 반도체 하락 사이클이 이제 막 시작됐고 실적 컨센서스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본격적인 상승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충분히 여유를 가지고 저점 매수를 노리길 권한다"고 짚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주가 방어를 위해 지난해 11월18일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우선 오는 2월17일까지 3조원 규모에 해당하는 보통주 5014만 4628주, 우선주 691만 2036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장내에서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지만 주가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7조원은 1년 내 매입하되 구체적인 시기는 추후 결정할 방침입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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