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승주 선임기자] 윤석열씨가 체포된 이후 조사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습니다. 진술거부권(묵비권)을 행사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맞서는 겁니다. 윤씨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한 건 물론 16일엔 조사 자체를 응하지 않았습니다. 결국엔 공수처의 구속영장 청구 수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입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친 윤석열 씨가 1월 15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공수처 조사 이틀째 완강하게 거부
윤씨는 체포 이틀째인 16일 공수처 조사에도 불응했습니다. 공수처의 수사권을 인정하지 않고, 체포영장은 불법·무효이기 때문에 수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공수처는 이날 오후 “윤씨는 변호인을 통해 공수처에 오후 1시50분쯤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취지로 불출석 의사를 밝혀왔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윤씨 측은 이날 오전 예정된 조사를 오후로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공수처는 일단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윤씨는 오후 조사마저 거부한 겁니다.
윤씨는 전날 오전 10시33분에 체포돼 공수처로 이송, 11시부터 오후 9시40분까지 10시간40분 동안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내란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은 불법’이라는 주장을 했던 윤씨는 조사 내내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조사를 마친 뒤엔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서울구치소에 구금됐습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체포영장 집행 이후 48시간 안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법률상으로 공수처는 오는 17일 오전 10시33분까지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하는 겁니다. 그러지 않으면 윤씨를 풀어줘야 합니다.
공수처로서는 윤씨를 순순히 풀어줄 생각이 없습니다. 윤씨의 경우 공수처의 출석 요구에 세 차례 불응한 바 있습니다. 지난 3일 1차 체포영장 집행 땐 대통령 경호처와 군부대를 동원해 저항했습니다. 2차 체포영장 집행 땐 1000명 이상의 경찰 병력을 동원해 체포한 겁니다.
윤씨 측 변호인단은 전날 서울중앙지법에 체포적부심을 신청했습니다. 중앙지법 형사 32단독 소준섭 판사가 심사를 맡습니다. 결과는 이르면 17일 나올 것으로 관측됩니다.
체포적부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체포영장에 의한 구속 시한(48시간)은 중단됩니다. 공수처는 윤씨의 체포적부심 결과가 나온 이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법원이 공수처의 체포가 적법하다고 판단, 윤씨의 청구를 기각할 경우 공수처는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걸로 전망됩니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가장 중요한 잣대로 작용합니다. 헌법상 대통령에 대한 형사소추는 내란과 외환죄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즉 윤씨 측은 영장실질심사에서 계엄 선포는 내란죄가 아니라고 주장할 걸로 보입니다. 반면 공수처는 윤씨의 진술거부 등을 뚫고 증거와 법리로 내란죄를 입증해야 합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체포적부심이 기각될 경우 공수처의 구속영장 청구는 정해진 수순”이라며 “윤씨 측은 법원의 실질심사에 주력해 반전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승주 선임기자 seoultubb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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