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교섭 응하지 않은 출판사…법원 "부당노동행위"

재판부 "노조 규약에 따라 가입할 수 있는 대상이 분명"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를 공고하지 않고 단체교섭에 응하지도 않은 출판사는 부당노동행위라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제원 부장판사)는 출판사 A사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를 상대로 청구한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 판정 취소의 소를 기각했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사이트의 조직소개 창. (사진=언론노조 홈페이지 캡처)

 

상시근로자가 약 98명인 A사는 교과서·참고서 등을 출판하고 있습니다. 언론노조는 지난 2022년 11월29일 A사 지부를 결성하고 같은 해 12월1일 A사에 지부 설립을 통보했습니다.

 

2023년 4월17일 언론노조는 단체교섭과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진행을 요구했지만, A사는 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언론노조는 같은 해 5월3일과 24일 공고할 것을 촉구했지만, A사는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노동 분쟁을 다루는 행정기관은 거듭 언론노조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2023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노위는 A사가 언론노조의 교섭 요구를 공고하지 않고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은 행위가 부당노동행위라고 판정을 내렸습니다.

 

A사는 행정기관 판정에 불복해 사건을 법정으로 끌고 왔습니다. 재판에서 A사는 "언론노조가 적법한 노조인지 확인할 수 없었고, A사는 주로 참고서 등을 생산해 언론노조에 무관하므로 단체교섭 요구 등에 무대응한 바"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2개 이상의 노조가 존재함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A사에는 2개 이상의 노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언론노조의 교섭 요구를 공고하지 않은 점과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은 게 부당노동행위라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교섭 요구 사실의 공고 절차는 하나의 사업장에 하나의 노조만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어 "A사 근로자들이 언론노조 규약에 따라 가입할 수 있는 조직대상임이 해석상 분명한 점, 언론노조가 A사에 지부 설립을 통보했던 점 등에 비춰보면 언론노조는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노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외에 A사는 자사 근로자의 언론노조 가입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신태현 기자 [e-mail]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