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초유의 '법원 습격' 사태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씨 구속에 반발한 시위대가 19일 서울서부지법 침입해 폭력 난동을 벌인 데 대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폭력의 책임을 시위대에 일방적으로 물을 수 없다"며 옹호하고 나섰습니다. '경찰의 과잉대응'이 문제였다는 취지입니다.
서울서부법원에 침입하고 있는 윤석열 씨 지지자들. (사진=유튜브 '락TV' 캡처)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안된다"면서도 "경찰이 시민을 내동댕이치고, 시민의 카메라가 장착된 삼각대를 발로 걷어차는가 하면, 시민을 방패로 내리찍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오히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민주노총 등 다른 집회에서 볼 수 없던 경찰 과잉대응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일부 시민의 거친 항의가 있었다"고 운을 뗐습니다. 그는 이번 사태를 규탄하는 대신 "국민의힘은 모든 종류의 폭력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냈습니다.
야권은 일제히 반발했습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의원총회에서 "사태의 근본 책임은 윤석열에 있다"며 "12·3 내란사태에 대해 반성해도 모자랄 판에, 궤변을 늘어놓고 폭력을 선동했다"고 일갈했습니다.
이어 "국민의힘에도 큰 책임 있다. 내란 행위를 옹호하는 것도 모자라, 백골단을 국회 끌어들였다. 공권력·법집행을 몸으로 막아 갈등을 키웠고 폭력을 부추겼다"며 "국민께 백배사죄하고, 지금이라도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시 제명하라"고 일갈했습니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부지법 습격의 전조는 어제저녁 월담이었다"며 "월담자 17명이 체포됐지만, 극우 시위대는 '훈방'될 걸로 믿고 더 대담해졌다. '훈방' 기대의 근거는 윤상현이었다"고 적었습니다.
앞서 윤석열 씨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한 현장에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확성기를 들고 "젊은이들이 담장을 넘다가 유치장에 있다고 해서 (경찰) 관계자와 얘기했고, 곧 훈방될 것이다. 다시 한번 애국시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발언했습니다. 실제 이 발언은 시위대 사이에서 공유·확산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지지자들이 폭도로 변해 법원에 난입했다"며 "군 병력이 국회 유리창을 깨고 난입한 데 이은 '제2의 내란사태'"라고 비판했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무장군인이 국회를 침탈한 사건과 다를 바 없는, 헌법기관에 대한 실질적 위협행위"라며 "이런 무법적·극단적 행위가 용인돼선 안된다. 빠른 수사와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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