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장벽 핵심은 '관세'…기회·위기 공존
트럼프 2기 출범…'관세 전쟁' 서막
동맹국별·품목별 관세 차등할 듯
2025-01-20 16:39:30 2025-01-20 16:39:30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역사적인 '징검다리' 재집권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취임합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2기 정부는 전 세계 보호무역 장벽을 높여 국제 무역 질서를 뒤흔들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트럼프발 '관세 전쟁'의 총구는 중국을 향하지만 대미 주요 흑자국인 한국도 관세 공세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취임 첫날 타깃, '중국·멕시코·캐나다'
 
트럼프는 취임 하루 전인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열린 승리 축하 집회 연설 막바지에서 "우리는 여러분의 세금과 인플레이션, 물가를 낮추고 임금은 올리며 수천개의 공장을 공장들이 있어야 할 미국으로 다시 가져올 것"이라며 "우리는 관세와 똑똑한 정책을 통해 이를 달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공화당 핵심 지도부에 트럼프가 구상하는 행정명령의 내용과 우선순위 등에 대한 비공개 브리핑을 진행했습니다. 35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에는 1순위인 이민정책 외에 구체적인 '관세 전략'을 포함한 전 분야에 걸친 행정명령 대상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트럼프는 첫 번째 임기였던 2017년 1월 취임 직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각종 환경 규제 철폐 등 주요 공약을 집중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에도 취임 직후 향후 4년간 국정 비전을 밝힐 것으로 전망됩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정책 핵심으로는 단연 '관세'가 꼽힙니다. 취임 직후 해외에서 들어오는 모든 수입을 담당할 대외수입청(ERS)을 설립하며 2기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 예정인데요. 재무부 산하 국세청(IRS)이 자국 내 기업, 개인에게 세금을 부과하듯 교역국으로부터 관세를 징수할 별도의 기관을 만드는 셈입니다. 향후 4년간 트럼프 1기보다 더 급진적이고 강력한 보호무역 전쟁이 펼쳐질 것을 의미합니다. 
 
가장 이목이 쏠리는 대목은 중국·멕시코·캐나다에 대한 즉각적인 고율 관세 부과 시행 여부입니다.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직후 불법 이민 및 마약 유입 방지에 노력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취임 당일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각 25%, 중국에는 1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는 모든 나라에 10% 내지 20%의 기본 관세, 중국에 대한 60%의 추가 관세 등도 공약했습니다. 
 
세계은행(WB)은 지난 16일 미국의 10%의 보편관세 부과로 인해 통상 전쟁이 현실이 될 경우 올해 전 세계 경제성장률이 2.7%에서 2.4%로, 0.3%포인트나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FTA 체결 '동맹국' 한국…'반사이익' 가능성도
 
트럼프발 관세 칼날이 중국을 겨냥한다는 점에서 통상 전문가들은 한국이 미국의 직접적인 타깃이 될 가능성은 작게 보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은 지난해 역대 최대 대미 흑자를 내면서 미국의 '8위 적자국'에 이름을 올린 상태입니다. 사정권에 있는 만큼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인데요.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미국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모든 국가에 15%의 보편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합법적인 선에서 상대국을 압박할 수 있다는 건데요.
 
정부 관계자는 "모든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지 나라별로 차별할지 많은 얘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개연성에 대한 언급일 뿐 결정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나라가 많지 않은데 우리나라는 체결한 국가라는 점에서 이점은 있다"고 전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부 농산물에만 관세가 남아있고 제조업과 상품 쪽에는 관세가 남아 있지 않습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게 최선이지만 부과되더라도 낮은 등급에 들어가야 하는데요. 
 
김수동 산업연구원 글로벌경쟁전략연구단장은 "무역수지 적자가 큰 국가들을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단계적으로 밟아 나가는 게 트럼프식 협상 전략"이라며 "동맹국가를 중심으로 그룹을 나눠 품목별로 관세 부과에 차등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가 잔뜩 벼르고 있는 국가가 중국과 멕시코라는 점에서 한국이 반사이익을 입을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이들 국가의 대미 수출 가격이 높아진다면 대미 주요 수출국인 우리나라는 훨씬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됩니다. 
 
김수동 단장은 "트럼프는 상대국의 상황을 봐가면서 협상하는 스타일인 만큼 이제 우리나라도 협상 테이블에서 트럼프에게 줄 선물이 있어야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하루 전인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열린 승리 축하 집회에서 빌리지 피플과 함께 춤을 추고 있다.(사진=AP 연합뉴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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