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고환율 수혜 현대차·기아…트럼프 등장에 '긴장'
자동차 업종 대표적 고환율 수혜주
"환율 10원 오르면 매출 4천억 증가"
부품 수입가 등 원가 상승 압박 부담
2025-01-21 07:00:00 2025-01-21 07:00:00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가 고환율·고금리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데다 고환율 수혜 등으로 3년 연속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와 기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고환율이 단기적인 매출 상승과 이익 개선이라는 딜콤함 성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자칫 장기화할 경우 원자재 수입 비용 및 충당금 증가 등에 따라 실적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차·기아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블룸버그와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이 고환율과 고금리, 고물가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하면서 트럼프 취임 이후에도 미국 달러화가 추가로 5% 이상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견고한 미국 경제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정책 등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를 늦출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달러 강세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국내에서 미국 수출 비중이 큰 현대차와 기아 등 자동차 업종의 경우 대표적인 고환율 수혜주로 꼽힙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원달러환율이 10원 오르면 국내 자동차 업계의 매출은 4000억원가량 증가합니다.
 
문제는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할 경우 실적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고환율이 장기화할 경우, 원가 상승에 따른 판매가 상향, 수요 시장 위축, 물류비 상승 등 역풍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KAMA는 “고환율 장기화 시 오히려 부품 수입가·에너지 비용·해상 운임 상승 등 원가 상승 압박으로 환율상승의 긍정적 효과가 반감되는 한편, 부품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고환율로 인한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력 약화로 인한 자동차 내수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또한, 환율이 단기적 급등할 때도 문제는 생깁니다. 단기적인 환율 급등해 고환율이 될 경우 판매보증충당금 부채가 더 빠른 속도로 불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판매보증충당금은 완성차 업체들이 자동차를 팔면서 제공하는 무상 보증 및 수리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판매 시점에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통상 달러로 적립하는 만큼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 적립해야 하는 원화 기준 충당금 규모가 덩달아 늘어납니다.
 
판매보증충당금 부담으로 현대차와 기아의 실적 추정치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3조6611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1개월 전 3조7454억원에서 2.25% 준 수치입니다. 기아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한 달 사이 1.95% 감소했습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판매보증 충당부채 비용이 현대차는 7000억원, 기아는 6000억원 늘어났을 것”이라며 “같은 기간 실적도 기존 추정치를 밑돌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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