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고속철 통합 선언…KTX·SRT 일원화 '대전환'
'예매 전쟁' 수서역에 KTX 보내고
KTX·SRT 연결 운영으로 효율성↑
좌석은 늘고 'KTX 10% 인하' 전망
2025-12-08 16:56:05 2025-12-08 17:03:41
[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정부가 KTX와 SRT로 나뉜 고속철도 체계를 하나로 묶겠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이명박·박근혜정부에서 추진됐던 철도 운영 경쟁 체제가 10여년 만에 사실상 폐기되는 것입니다. 
 
(왼쪽부터) SRT와 KTX 열차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는 8일 이 같은 내용의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먼저 KTX와 SRT 서비스를 하나로 묶고, 이후 운영사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을 합치는 '완전 통합'이 목표입니다.
 
정부는 우선 내년 3월부터 수서역에 총 955석(20량) 규모의 KTX-1을 투입해 수서발 고속철도 좌석 공급을 늘립니다. 이 열차는 410석(10량)인 SRT보다 좌석이 2배 이상 많습니다. 그동안 수서역에는 SRT만 들어갈 수 있어 좌석이 일찍 매진됐고, 한 달 전부터 예매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내년 6월부터는 KTX-산천과 SRT 차량을 함께 연결해 서울역과 수서역을 자유롭게 오가는 시범 운행도 시작합니다. 기존 KTX와 SRT는 각각 서울역과 수서역을 출발지로 삼아 서로 다른 노선을 달려왔기 때문에, KTX의 경우 '서울→부산→서울→부산'식의 반복 운행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앞으로는 이 KTX가 '서울→부산→수서→포항→서울'식으로 보다 유연하게 운행할 수 있게 됩니다. 빈 차로 움직이는 시간이 줄어 실제 운영에 투입되는 열차가 늘고, 결과적으로 좌석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내년 중 하나의 앱에서 KTX와 SRT를 함께 조회하고 결제·발권까지 할 수 있도록 예·발매 시스템도 통합할 계획입니다. 코레일·SR 기관 통합은 내년 말까지 추진합니다.
 
코레일은 고속철도가 완전히 통합되면, 좌석 공급이 하루 약 1만6000석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현재 총 25만5000석(KTX 20만석+SRT 5만5000석)에서 6% 증가하는 수준입니다.
 
코레일은 통합 후 KTX 운임을 10%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좌석 공급 확대와 중복 비용 절감을 통해 SRT 수준만큼 인하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앞서 고속철도는 경쟁 체제를 도입한다는 취지로 둘로 나뉘었습니다. 박근혜정부였던 2013년 SRT 운영사 SR을 설립해 일부 노선을 맡긴 것이 출발점입니다. 지난 2021년 국토부 주도로 구성된 '철도 구조 개편을 위한 거버넌스 분과위원회'에 따르면, 코레일과 SR이 경쟁 체제로 운영되면서 연간 406억원의 중복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후 코레일과 SR의 통합을 공식 검토했지만, 약 2년 논의 끝에 2022년 '결론 유보'로 정리하며 기존 경쟁 체제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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