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윤서 기자]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지적된 미성년 임대인 보증 사고와 관련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회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한 미성년 임대인을 대신해 HUG가 세입자에게 지급한 금액은 최근 5년간 59억원에 달하지만 회수율은 23%, 최근 2년간은 회수율이 0%대에 머물렀습니다. 국감 지적 이후에도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공적 재원이 투입된 대위변제액의 회수 기능이 사실상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감서 "책임 주체 명확히 해야"…이후에도 '제자리'
13일 <뉴스토마토>가 박용갑 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미성년 임대인 관련 보증 사고 회수율은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했습니다. 2021년 32%에서 2022년 25%, 2023년 10%로 떨어진 데 이어, 2024년과 2025년에는 2년 연속 0%를 기록했습니다. 금액 기준으로는 최근 5년간 미성년 임대인 보증 사고 대위변제액 59억원 가운데 45억원, 약 76.2%가 아직 회수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맹성규 국토교통위원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미성년 임대인의 경우 실질적으로 보증금을 관리하는 주체는 부모나 법정대리인일 가능성이 크다"며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는 방향의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국감 이후에도 개선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2024년 대위변제분에 대한 회수 실적이 전혀 없는 데다, 2025년 가입분은 아직 사고가 가시화되지 않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사실상 '회수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세입자 보호를 위해 투입된 공적 자금이 회수되지 못하면서 재정 부담이 누적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HUG는 "현재 채권 회수를 위한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경매 등 강제집행에는 통상 1~2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회수율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무자력' 미성년자 뒤의 부모, 구조적 사각지대
회수 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은 임대인이 경제적 자립 능력이 부족한 미성년자라는 점입니다. HUG는 대위변제 이후 임대인을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해 재산 압류나 경매를 진행합니다. 하지만 소득이 없는 미성년 임대인은 사실상 해당 주택 외에는 강제집행할 추가 자산이 전무한 실정입니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실질적인 의사결정 주체와 명의자가 분리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부모 등 가족이 미성년 자녀 명의를 활용해 보증 사고 발생 시 책임을 회피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대해 김정원 한뜻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가족 단위로 전세 관련 범죄가 발생할 경우 자녀 명의를 활용해 부동산을 취득하거나 증여 형태로 이전하는 방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임대차 계약의 위험이 공적 재정으로 전가되는 문제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사적 투자 실패 손실을 공공이 떠안는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HUG는 "연대보증을 의무화할 경우 임대인 동의 없이는 임차인의 전세보증 가입이 제한될 수 있어, 오히려 임차인 보호에 제약이 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제도 접근성을 유지하되, 위험관리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김정원 변호사는 "물건값을 정확하게 평가해 보증이 안 되면 가입을 제한해야 한다"며 "보증보험 가입 허들이 낮다 보니 전세사기범들이 이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제도 설계 단계에서 보다 정교한 위험관리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인호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이 2월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남윤서 기자 nyyyse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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