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미국과 이란 간 추가 종전 협상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국내 증시가 뚜렷한 반등세를 보였습니다. 전쟁 장기화 우려에 짓눌렸던 투자심리가 완화되며 코스피는 5900선을 회복, 장중 '육천피'를 재돌파하며 강한 상승 흐름을 나타냈습니다. 여기에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도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습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59.13포인트(2.74%) 오른 5967.75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상승 출발한 지수는 한때 6026.52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장중 6000선을 넘어선 건 미·이란 전쟁 발발 후 첫 거래일인 지난달 3일(6180.45) 이후 30거래일(약 42일) 만입니다. 다만 오후 들어 일부 차익 매물이 출회되며 종가는 6000선 아래에서 형성됐습니다. 코스닥 역시 2%대 상승하며 동반 강세를 보였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279억원, 1조2542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2조3915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이번 반등 핵심 요인으론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진전이 꼽힙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 지속 의지를 재차 밝힌 데 이어, 양측이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을 두고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심리가 회복됐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주말 2차 협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시장에선 전쟁 격화보다 출구 전략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모습입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양국이 지속적으로 협상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과 이번 전쟁 핵심인 호르무즈 해협 개방 가능성 부각으로 투자심리가 고조됐다"며 "JD 밴스 부통령도 이란 핵 문제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밝힌 점도 합의 기대감을 확대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발 기술주 훈풍과 국내 반도체 대형주 실적 기대감이 맞물리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로소프트(3.6%)와 오라클(12.7%) 등 소프트웨어 기업이 급등하고, 마이크론(1.42%) 등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국내 대형 IT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입니다.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가려졌던 반도체 업종 실적 모멘텀이 본격적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날
삼성전자(005930)는 2.74% 오른 20만6500원, 다음주 실적발표가 예정된
SK하이닉스(000660)는 6.06% 오른 110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한때 8.46% 급등하면서 장중·종가 기준 신고가(112만8000원)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실적 기대감은 외국인 투자자 매수세 유입으로 이어지는 양상입니다. 지난 2~3월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 순매수로 전환하며 약 4조5000억원을 순매수한 가운데, 매수세가 반도체 업종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초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00조원 수준이었으나 최근 300조원대로 급증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이익 펀더멘털이 좋다 보니 외국인들이 코스피 비중을 높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국제유가와 환율은 하락 전환했습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8.1원 내린 1481.2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국제유가도 약세로 돌아서며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이 전 거래일 대비 1.10% 하락한 배럴당 97.99달러에 거래됐고,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 6월물도 1.87% 내린 97.50달러로 출발했습니다.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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