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04월 29일 15:5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기업이 타법인 주식을 팔 때에는 엄격한 공시 의무가 발생한다. 이유는 자산 구조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사업 구조에 변화를 야기할 수도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거래 가격 산정의 적정성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사익 편취를 방지하는 역할도 한다.
(사진=LS티라유텍 홈페이지)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법인
LS(006260)티라유텍은 최근 '타법인주식및출자증권양도결정' 공시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클로봇 주식 68만685주를 약 338억원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코스닥 상장사가 타법인 지분을 양도할 때 공시를 이행해야 하는 법적 근거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1조에 있다. 해당 조항은 경영상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사항이 발생했을 때 이를 금융위원회에 보고하도록 규정한다.
세부적으로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71조에 따르면, 양수·양도하려는 자산액이 최근 사업연도 말 현재 자산총액의 10% 이상인 경우 주요사항보고서 제출 대상이다. 양도 금액인 338억원은 LS티라유텍의 2025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자산총액의 30.32%에 해당하는 만큼 이번 공시는 선택이 아닌 의무 사항이 됐다.
여기에 더해 코스닥시장 공시규정 제6조는 자본시장법보다 더욱 엄격하게 신고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규정에 따르면 자본시장법에서 기준으로 제시하는 자산총액이 아닌 자기자본의 10% 이상의 출자지분의 처분에 관한 결정 당일 신고해야 하며, 양도 금액은 LS티라유텍의 2025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의 48.17%에 해당한다.
결과적으로 사측은 이사회결의일 당일 해당 공시를 냈는데, 이처럼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타법인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경영상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보고 엄격한 공시 의무를 부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우선 기업이 보유한 타법인 주식은 개인의 단순 시세 차익용 투자와는 성격이 다르다. 통상 사업적 시너지나 기술 확보 차원의 전략적 투자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LS티라유텍의 2025년도 사업보고서 살펴보면 회사는 국내외 자율주행 물류로봇(AMR) 공급을 확산하기 위해 클로봇과 제품 판매 대리점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계약기간은 2023년 10월10일부터 2024년 10월9일까지이며 계약기간은 자동 연장되는 것으로 기재돼 있다.
공시대로라면 LS티라유텍은 이번 계약을 통해 보유하고 있던 클로봇 지분 전량을 매각하게 되는데, 이는 양사간 전략적 관계의 변화 혹은 종료를 의미할 수도 있다. 즉, 기업의 사업 구조나 미래 성장 동력에 변화가 생기는 지점이기 때문에 공시를 통해 알려야 할 주요사항이 되는 것이다. 다만 LS티라유텍 측은 이번 공시에서 양도의 목적에 ‘현금 유동성 강화’를 기재했다. 표면적으로는 재무적 안정성 확보에 무게를 둔 결정임을 시장에 알린 셈이다.
엄격한 공시 의무가 존재하는 또 다른 이유는 대주주나 경영진의 배임과 부당거래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공시 제도가 없다면 경영진이 특수관계인에게 회사의 자산을 헐값에 넘기는 등의 사익 편취 행위를 막기 어렵다.
공시 항목에 거래 상대방과 가격 산정 근거가 포함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시에 따르면 거래 상대방은 얼터너티브투자자문자산운용으로, 회사와의 관계는 공란으로 남겨졌다. 이를 통해 LS티라유텍과 해당 법인 간에 별다른 관계가 없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거래 가격 또한 원칙적으로는 검증과 공개의 대상이다. 하지만 LS티라유텍은 이번 공시에서 별도의 외부평가 내역을 기재하지 않았다. 이는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제5-14조의2 제3호에 근거한 것으로, 증권시장에 상장된 주식의 종가를 기준으로 일반적인 상관습에 따른 할인율을 적용해 양도가액을 산정함에 따라 평가 필요성이 적다는 판단이다.
구체적으로 매각가액은 이사회결의일 전일인 4월27일 종가 5만4400원에 일정 할인율을 적용해 산정됐으며, 거래는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28일 장 시작 전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