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우 기자] 전기요금을 미리 납부하면 할인 혜택을 주고, 이를 전력망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는 '전기요금 선납제'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한국전력공사의 재원 부족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입법입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정 민주당 의원은 전기사업법 및 한국전력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해당 법안은 전기사용자가 일정 기간 전기요금을 선납할 경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한전은 이를 통해 확보한 선수금을 전력망 확충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는 한전채 발행 등 차입에 의존하던 기존 재원 조달 구조를 선납 기반 선수금 확보 방식으로 보완하려는 취지입니다.
전기사업법 개정안은 기본공급약관에 '전기요금 선납에 따른 할인'을 포함하도록 해 제도적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아울러 한국전력공사법 개정안은 선납 등을 통해 조성된 선수금을 전력망 확충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에만 사용하도록 규정했습니다. 이를 통해 재원의 목적 외 사용을 제한하고 정책 효과를 높이겠다는 취지입니다.
박 의원은 앞서 28일 국회 한중의원연맹 정책 세미나에서 해당 구상을 언급하며 기업 참여 가능성도 타진했습니다. 그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전기요금 선납 의향을 묻고 "요금을 미리 납부하면 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박 의원의 전기요금 선납 제안에 대해 최 회장은 "처음 듣는 제안이라 숙고하겠다"면서 "전력 문제는 민관이 다 같이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답했습니다.
전력망 투자 재원 문제는 정책 논의에서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습니다. 한전이 200조원 수준의 부채를 안고 있어 추가 차입만으로는 투자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전력망 투자 토론회에서도 재원 부족과 주민 수용성 문제로 사업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이 자리에서 박 의원은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를 도입하고 재생에너지 사업에 참여하는 '햇빛마을' 모델을 확장해야 한다"며 "선납을 통해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박 의원 측은 "이번 법안은 전기요금 선납을 통해 차입에 의존하던 재원 조달 구조를 보완하고, 이를 전력 인프라 투자로 연결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지우 기자 jw@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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