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할증료 어디까지…비용 급등 속 LCC 폐업 위기
이달 할증료 사상 첫 33단계 적용
미국 초저비용 스피릿항공, 셧다운
2026-05-04 14:27:52 2026-05-04 14:27:52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이달부터 항공권 유류할증료가 사상 처음으로 33단계 최고치가 적용되면서 항공업계의 비용 부담이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대이란 전쟁 여파로 치솟은 유가와 환율이 겹치며 국내 항공사들은 운항 축소와 무급휴직 등 긴축에 돌입했고, 재무 체력이 취약한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국면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실제 운항 중단 사례까지 나오면서 위기감이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입니다.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항공기가 활주로에 계류해 있다. (사진=뉴시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발권하는 국제선 항공권에는 현행 유류할증료 체계상 최고 단계인 33단계가 적용됩니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가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기본 운임에 추가로 부과하는 금액으로, 기준 단계를 바탕으로 각 항공사가 자체 조정을 거쳐 월별로 책정합니다. 33단계 적용은 2016년 현행 체계 도입 이후 처음입니다.
 
대한항공(003490)의 경우 일부 장거리 노선 왕복 항공권에 최대 112만8000원의 할증료가 붙습니다. 제주항공(089590)도 한국발 국제선 항공권에 편도 기준 52~126달러의 할증료를 부과하며, 전월(29~68달러) 대비 두 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항공권 가격 부담이 급격히 커지면서 수요 위축 가능성까지 동시에 제기됩니다.
 
고유가·고환율 직격탄을 맞은 항공사들은 이에 대응해 수익성이 저조한 노선을 대거 감축하는 한편, 무급휴직을 실시하며 버티기에 들어갔습니다. 진에어(272450)는 지난달 8개 노선에서 왕복 기준 45편을 비운항한 데 이어, 이달에는 14개 노선에서 131편을 운항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020560)도 국제선 감편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확대했습니다.
 
이 같은 긴축 기조는 해외에서 실제 ‘셧다운’ 사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초저비용항공사(ULCC) 스피릿항공은 2일(현지시각) 즉각적인 운항 중단 절차에 돌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수년간 누적된 재무 부담에 더해 최근 유가 급등이 결정타로 작용하면서 창립 34년 만에 문을 닫게 된 것입니다.
 
국내 LCC 업계도 이같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에어프레미아는 연내 이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면허 취소될 수 있습니다. 에어로케이항공 역시 자본잠식을 간신히 벗어났지만 모기업 부담까지 겹치며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급등한 지금은 항공사 입장에서 비용을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체력이 약한 LCC부터 구조조정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고,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시장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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