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5% 이상 확보하며 경영 참여를 공식화했습니다. 한화 측은 연말까지 추가 투자 계획도 밝히면서, KAI 인수를 염두에 둔 행보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 사업장.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주식 10만주, 지분 0.1%를 추가 취득했다고 지난 4일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한화시스템 등 관계사를 포함한 KAI 지분율은 기존 4.99%에서 5.09%로 늘었습니다. 지분율이 5%를 넘어서면서 보유 목적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했습니다. 아울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연말까지 최대 5000억원을 투입해 KAI 지분을 추가 확보하기로 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분 확대를 두고 한화그룹이 KAI 인수를 염두에 둔 행보를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번 지분 취득 사실을 공시하며 “한국의 개별 방산 기업들이 각자도생으로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에 다름 아니다”라고 밝힌 만큼, 단순 투자 목적을 넘어 방산·우주항공 분야의 통합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부각한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한화가 KAI를 인수하게 되면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항공엔진·우주·화력체계, 한화시스템의 레이더·항공전자·위성 기술, 한화오션의 함정 사업에 더해 KAI의 국내 유일 완제기 개발 역량과 중대형 위성 제작 능력까지 확보하게 됩니다.
이 경우 한화그룹은 육·해·공·우주를 아우르는 종합 방산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협상력이 높아지고, 전 분야를 묶은 패키지 수출 경쟁력도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화 측 관계자는 “글로벌 방산 시장이 육·해·공·우주를 통합한 대형 방산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만큼, 한국도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국가 대표 방산 기업이 필요하다”며 “KAI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항공기·엔진·항공전자·위성·발사체 등 핵심 역량을 결합하고, 원팀 전략으로 수출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독과점 우려도 제기됩니다. 한화가 KAI까지 품을 경우 국내 방산 생태계가 특정 그룹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장기적으로 경쟁 구도가 약화되고 기술 개발 동력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협상력이 높아지고 패키지 수출 측면에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경쟁자가 줄어들면 성능 개선이나 기술 고도화에 대한 유인이 약해질 수 있다”며 “미국처럼 대형 방산업체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된 것과 달리, 국내는 주요 방산업체 수가 제한적인 만큼 특정 그룹 중심으로 방산 역량이 재편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