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일본 동북지역 대지진과 쓰나미 발생으로 최악의 방사능 재앙이 우려되는 가운데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국내 원전의 경우 내진설계가 되어있어 큰 문제가 없으며 원전의 에너지 효율성을 들어 현재 원전 운용 방식을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상의 안전을 자랑하던 일본 원전이 지진으로 무너지고 사상 최악의 재앙으로 확산되면서,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원전산업의 현황과 안전성을 몇차례로 나누어 점검해 본다. [편집자]
정부는 우리나라의 원전은 안전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의 원전은 울진 6기, 고리 4기, 월성 4기, 영광 6기, 신고리 1개 등 총 21기가 가동중이며, 신고리 3기, 신월성 2기 등 5개가 건설중이고, 신울진 2기가 계획되고 있다.
◇ 국내원전, 규모 6.5도·7m 쓰나미 견딘다
17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원전은 지질과 지진조사 등을 통해 원자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최대 지진을 고려하고 이에 여유도를 더해 설계지진을 결정한다. 우리나라의 설계지진은 0.2g(그래비티)다.
중력가속도인 그래비티는 장소에 따라 차이가 난다. 지구 자전에 따른 원심력이 위도에 따라 다르고, 지구가 완전한 구체가 아닌 타원체이며, 지구 내부의 지질구조가 균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기존 원전의 경우는 모든 구조물이 0.4g 이상 내진성능을 가진다는 것이 기술원의 설명이다.
이 정도 수준을 진도에 비춰보면 대략 6~7도 정도 규모 지진을 견딜 수 있다는 것.
울산 원전에서 계측된 이번 일본 대지진의 지반가속도는 0.0006g으로 국내 원전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발생한 지진은 1978년 속리산과 2004년 경북 울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5.2가 최대였다. 다만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조선왕조실록 등 문헌에는 1643년 7월 울산에 규모 7의 지진이 발생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원전 설계시 예측한 최대 쓰나미는 울진 원전의 경우 3m, 기타 원전은 1m 이하로 분석됐지만 고리 1,2호기(호안병벽 포함 7.5m)를 제외하고 나머지 부지는 10m 내외 고도에 건설돼 쓰나미에 대해서도 안전하다는 게 기술원의 설명이다.
동해안에서 관측된 가장 큰 쓰나미는 지난 1993년 훗카이도 외해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을 당시 2.56m였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원전은 현재까지의 경험상 지진과 쓰나미에 대해 충분히 안전하다는 평가다.
◇ 가압경수로, 비등경수로보다 비상대처 유리
가압 경수로를 채택한 우리나라의 원전이 일본의 비등 경수로보다 비상대처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의 비등 경수로는 원자로 자체가 증기발생기 기능을 담당해 원자로 건물이 차단되고 교류전원이 완전히 상실됐을 때 자연순환 냉각이 이뤄지지 않는다. 이번에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반면, 가압 경수로는 인위적 급수공급에 의한 원자로 냉각재 계통의 자연순환 냉각이 이뤄진다. 냉각로에서 펌프가 고장나 냉각수가 콸콸 흐르지는 않더라도 강물처럼 냉각수가 공급돼 비등형 경수로보다 잔열처리 시간이 길어진다.
또 가압 경수로는 대체교류전원이 있어서 일본처럼 쓰나미가 덮쳐 전원이 끊길때도 일정정도 전원을 공급할 수 있다.
(자료=서울대학교)
그러나 이은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일본과 같은 전기공급 차단과 냉각수 공급측면에서 봤을 때 가압 경수로가 유리하다"면서도 "그것만으로 원전 안전을 완전히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중국이 16일 신규 원전 건설 계획 승인을 중단한다고 밝혔고, 독일과 스위스, 미국 등에서도 원전의 안전성을 재점검하는 상황인 만큼 원전의 위험성을 다시 짚어봐야 한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20일간 일제히 원전 안전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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