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으로부터 구명 로비자금 17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태규씨(71)에 대한 공판에서 김양 부산저축은행 부회장이 박씨에게 로비목적으로 17억을 건넸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정선재 부장판사)심리로 15일 열린 공판에서 김 부회장은 박씨가 17억 중 13억만을 받았다며 일부 혐의를 부인하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부회장은 "박씨에게 현금으로 총 17억원을 줬고 이 중 2억원을 돌려받았다"며 "내 자신이 직접 6차례에 걸쳐 1억에서 2억가량을 건넸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이어 "검찰에서 대질조사가 있기 전, 박씨를 잠깐 만난 자리에서 '나는 이미 회사가 다 죽었다. 나까지 죽여 나를 두 번 죽이려 그러느냐'고 박씨에게 말했다"며 "그 말을 들은 박씨가 혐의를 시인하고 대질조사를 철회했다"고 증언했다.
한편 지난달 27일 있었던 첫 공판에서 박씨에 대한 추가기소를 시사했던 검찰은 "계속 수사 중이기는 하지만 현재 기소여부를 확실히 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박씨는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으로부터 부산저축은행 퇴출 저지를 위해 감사원,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등의 고위 공직자에 대한 로비활동을 부탁받고, 지난해 4월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1억원을 받는 등 총 17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부산저축은행에 대해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한 직후인 지난 3월 캐나다로 도피했다가 지난 8월28일 자진 입국해 구속됐다.
다음 달 7일로 예정되어 있는 박씨의 다음 공판에서는 검찰의 구형이 있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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