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박희태 국회의장이 전격 사퇴했다. 한종태 국회대변인은 9일 박 의장을 대신해 국회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 대변인은 "저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저는 큰 책임을 느끼며 국회의장직을 그만두고자 한다"며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 관련된 사람이 있다면 모두 저의 책임으로 돌려주셨으면 한다. 그동안 사랑해주신 국민여러분께 정말 죄송하고 감사드린다"는 박 의장의 입장을 전달했다.
한 대변인은 이날 박 의장이 직접 입장을 표명하지 못한 것에 대해 "몸이 불편해서 대신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의 전격 사퇴는 고명진 전 비서의 진술 번복이 결정타가 됐다.
고 전 비서는 8일 '동아일보'에 '고백의 글'을 보내 2008년 한나라당 전대에서 고승덕 의원에게 현금 300만원을 건넸다가 되돌려 받은 사실을 당시 캠프 상황실장이었던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에게 보고했다고 폭로했다.
아울러 돌려받은 돈봉투는 당시 캠프 재정과 조직을 총괄했던 조정만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고 전 비서의 이같은 고백은 박 의장의 결단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검찰의 김 비서관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해지는 등 상황이 악화되자 박 의장이 더 버틸 명분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박 의장은 고 전 비서의 관련 보도가 나오자 이를 알게 됐으며 사퇴 결심은 9일 아침에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기 중 퇴진으로 인한 후임 문제 등은 관련 법에 따라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나라당 황영철 대변인은 박 의장의 사퇴 관련해 "늦은 감이 있지만 고뇌에 찬 결단을 내린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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