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을 둘러싼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진상조사위원장 조준호 공동대표가 조사결과를 발표하자, 내부 진통 또한 격화되는 양상이다.
조준호 대표는 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비례후보 선거를 선거관리 능력의 부실에 의한 총체적 부실·부정선거로 규정한다"며 그동안 제기됐던 비례대표 부정선거 의혹을 사실상 시인했다.
조 대표는 또 "이로 인해 당원들의 민의가 왜곡되고 국민들로부터 많은 왜곡과 질타를 받게된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통탄한다"며 "근본적 당 쇄신 대책이 불가피하다"고 밝혀, 관련 당사자로 지목돼 온 이석기 당선인 등 비례 1, 2, 3번의 사퇴를 사실상 촉구했다.
그러자 이러한 결과발표에 대해 당내 주류로 분류되는 관계자들에게서 강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와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소위 당권파는 조 대표가 적절한 절차도 없이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으로 발표를 강행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조 대표는 회견장을 나선 뒤 기자들을 만나 "사견이나 이권 개입은 없다"며 "진상조사위의 기본원칙을 지켰다. 어떤 의견도 나누지 않았고, 조사위원들이 충분히 조사할 수 있도록 독립성을 보장하는 것이 위원장으로서의 책무다. 조사위원이 누구였는지 지금까지도 밝히지 않았잖나. 이제 당에 보고를 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조 대표는 독단적 발표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저는 조사위원장을 맡으면서 공정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며 "이게 진보를 살리고 당을 살리는 일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조사를 진행했다. 내가 조사에 어떤 간섭도 하지 않았고, 조사위원들도 정리한 내용들을 그대로 발표한 것에 대해 공감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대표단에 보고하지 않은 것을 당권파에서 문제삼고 있다는 거듭된 질문에도 조 대표는 "조사위원장이 조사에 전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전권이 주어지지 않으면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를 한 바 있다. 제가 전권을 갖고 하기 때문에 그런 시비는 없을 것이다. 대표단이나 각급회의에서 먼저 발표를 하면 그것에 대한 논란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제가 먼저 기자들한테 발표를 한 것이다. 그 다음은 제가 감수할 몫"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통합진보당이 공식적으로 부정선거에 대한 입장을 확인하면서, 당내 여진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비주류측 개혁파는 비례 1, 2, 3번을 배정받은 윤금순·이석기·김재연 당선인과 이정희 공동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으며, 당권파측은 검찰조사도 불사하겠다고 맞서고 있어 향후 전개에 관심이 쏠린다.
공동대표단은 3일 이와 관련해 대표단회의를 통해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지만 격론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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