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기업 줄줄이 '세무조사'..'세수확보' 장담 배경?
2012-05-03 17:46:57 2012-05-03 17:48:40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국세청이 최근 대기업 그룹 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잇따라 진행하고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의 추징액을 부과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균형재정을 목표로 예산을 편성하고 있는 정부가 세입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덩치가 큰 대기업에 칼을 대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3일 국세청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해부터 실시한 삼성전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지난 3월초 마무리 하고, 최근 4800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또 지난달 23일과 26일에는 각각 LG전자와 SK건설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돌입했으며, 30일에는 기아자동차와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세무조사도 착수했다.
 
4대 그룹 계열사에 대해 사실상 동시다발적인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만간 중견기업으로 조사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세청은 "정치적 목적이 없는 정해진 조사일정에 따른 정기조사"라고 밝혔지만 재계는 정부가 균형재정을 외치고 있는 시점에서 세수확충을 위한 자구책으로 평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국세청이 고소득 자영업자 등 개인탈세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있지만, 거기에서 나오는 추징액은 세수에는 큰 영향을 못 미친다"며 "대기업과 계열사들에 대한 세무조사 진행상황을 보면 대기업을 통해 세수를 확실하게 확보하겠다는 생각인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때마침 정부는 어느 때보다 올해 세수에 목마른 상황이다.
 
내년에 균형재정을 달성하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유럽재정위기와 고유가 등 대외악재로 세입여건은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4%대로 예상했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1분기에 벌써 3.5%로 하향조정했고, 선진국 경제의 둔화에 따른 수출입 부진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게다가 내수도 쉽게 살아나지 않을 경우 세입예산의 큰 덩어리인 법인세와 부가가치세수입은 자연스럽게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결국 해법은 덩치가 큰 대기업에게서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5000억원에 가까운 삼성전자의 추징액에다 다른 대기업들에게 수백억원식 추징될 경우 1조원대 세수입도 가능하다.
 
신고납부나 고지납부 등 정해진 틀에서 나오는 세수입 외에 국세청이 탈세를 적발하거나, 갑작스럽게 추가되는 세무조사 추징세액은 세수입에서 '덤'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세청이 탈세를 적발해 세무조사를 하고, 거둬들이는 추징액들도 정해진 툴에 따라 세수추계에 일부분 반영된다"면서도 "과거 몇년도분에서 탈세가 적발돼 추징이 이뤄지는 지를 예측할수 없기 때문에 구체적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기업 세무조사가 한창 진행되던 지난달 말 김동연 기획재정부 2차관은 내년 예산지침을 발표하면서 "작년에도 세수 기준이 되는 경상성장률이 전망치보다 크게 떨어졌지만, 세수는 오히려 4조5000억원이 더 걷혔다"며 "세수는 예측치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