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 PCS 폐지 분쟁, 첫 본안판결 의미는?
법원 "2G 서비스 종료는 정당..4G 경쟁구조 악화 우려"
2012-05-03 19:53:40 2012-05-04 06:10:09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KT가 2세대(2G) 이동통신(PCS) 서비스 사업을 종료한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KT의 2G PCS 폐지를 둘러싼 본안소송에서 법원이 사업 종료를 승인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손을 들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후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가 2G 서비스를 종료할 경우 가입자들이 통신사를 상대로 제기할 유사소송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3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조일영 부장판사)는 KT 2G 가입자 900여명이 "KT의 PCS 사업폐지 승인을 취소하라"며 방통위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법원 "KT, 60일전 고지 의무 이행 지켰다"
 
2G 가입자 최씨 등은 지난해 11월 방통위가 KT의 2G 서비스 종료 신청을 받아들이자 서울행정법원에 "방통위의 승인은 기간통신사업자가 사업을 폐지하기 60일 전에 이용자에게 알리도록 한 전기통신사업법을 어긴 것"이라며 소를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KT는 사업폐지 60일 이전까지 2G 이용자에게 서비스 종료 사실을 충분히 고지했다'며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KT는 이용자들에게 사업폐지 예정일을 2011년 12월8일이 아닌 2011년 9월30일로 안내해 왔고, 방통위는 2011년 11월23일 KT의 PCS 사업폐지를 승인하면서 2G 이용자 수가 많은 점을 참작해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려고 사업폐지 시점을 승인 이후 14일이 경과한 후로 정하는 등 이용자 보호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같은 상황에 비춰보면 KT는 전기통신사업법상 '사업 폐지 60일 전까지 이용자에 고지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한 "정보통신사업법 19조1항을 '방통위는 KT가 이용자들에게 알릴 폐지 예정일을 반드시 그 폐지 시점으로 하여 승인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하면, 방통위가 폐지 예정일을 기간통신업자의 신청내용과 달리 지정할 경우에는 언제나 새로운 신청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다소 불합리하고 번거로운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4G시장 경쟁구조 악화..소비자 피해 우려"
 
2G 가입자들은 또 "남아있는 2G 이용자가 1% 미만인데다 손익이 나지 않는 사업이라는 이유로 고객들이 멀쩡히 사용하던 것을 중단할 수는 없다"면서 "이 사건 처분에 앞서 공청회를 개최하거나 PCS 이용자들에게 의견 제출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KT의 2G 서비스 폐지가 되지 않을 경우 4G 서비스 시장에서 다른 이용자가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우리나라의 PCS 사업이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3개 업체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상황에서 점유율 기준 2위 사업자인 KT가 4G 서비스 시장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면 전파자원 이용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어 "4G 시장의 경쟁구조가 악화되면 소비자들이 제공받는 서비스의 질이 하락될 우려가 있다"면서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공공의 이익을 해칠 우려는 없어 보인다"고 판시했다.
 
또 재판부는 "방통위가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단 회의를 거치고 '방통위 통합민원센터' 등을 통해 PCS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상시 의견을 수렴한 점, PCS 이용자들은 불특정 다수인이라서 개별적으로 의견 제출의 기회를 주기는 곤란한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이 사건 처분을 하기에 앞서 공청회 내지 의견청취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해서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해 11월23일 KT가 신청한 2G 서비스 종료에 대해 "가입자에게 2G 종료를 통지한 후 사업폐지 절차를 진행하라"며 조건부 승인했다.
 
이에 KT 2G 가입자들은"방통위의 승인은 기간통신사업자가 사업을 폐지하기 60일 전에 이용자에게 알리도록 한 전기통신사업법을 어긴 것"이라며 본안 소송을 제기함과 동시에 사업 폐지 승인 결정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앞서 대법원은 2G 가입자들이 낸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지난 2월 "2G 가입자들이 서비스 폐지로 입는 손해는 금전으로 보상이 가능하다"며 방통위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으나 2심은 신청을 기각했다.
 
KT 2G 가입자의 대리를 맡은 최수진 변호사는 "소송을 낸 가입자들과 검토를 거친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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