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퇴출 앞둔 저축은행..지점은 '아수라장'
2012-05-04 22:23:42 2012-05-04 22:24:00
[뉴스토마토 송주연, 박승원 기자] 앵커 : 대형 저축은행들의 영업정지가 임박했다는 소식에 오늘 해당 저축은행 지점은 예금 인출자들로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이번 저축은행 영업정지 소식과 관련해 송주연, 박승원 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 먼저 송기자, 금융당국이 이르면 이번주말 퇴출되는 저축은행 명단을 발표한다면서요?
 
기자 : 네 그렇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이번주 일요일인 6일, 대형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저축은행 3~4곳에 대한 영업정지 조치를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상반기 부산저축은행 등 8개 저축은행을 영업정지 시킨데 이어 하반기에는 제일·토마토 등 7개 저축은행을 다시 영업정지시켰는데요,
 
이번에 3차 구조조정 대상이 된 저축은행은 총 6곳으로, 지난해 9월 영업정지 처분을 유예받은 5곳과 경영 개선 요구 처분을 받았던 소형 저축은행 1곳입니다.
 
금융권에서는 이 중 대형 저축은행 3곳과 소형 저축은행 1곳 등이 영업정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중 3곳은 모두 업계 10위권 안에 드는 대형 저축은행이라 만만치 않은 파장이 예상됩니다.
 
앵커 : 그렇군요. 저축은행 예금자들이 많이 불안해 할 것 같은데 박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다면서요? 현장 분위기 어땠나요?
 
기자 : 네. 오늘 오전에 해당 저축은행 2곳을 다녀왔는데요. 대량인출 사태 즉, 뱅크런을 연상케 했습니다.
 
일부 저축은행은 영업을 시작하기도 전인 오전 8시반부터 100명이 넘는 고객들이 영업점을 찾았습니다.
 
특히, 만기를 코앞에 두고도 불안한 마음에 돈을 찾으러 온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는데요.
 
한 저축은행 을지로지점의 경우엔 오전 9시30분에 대기 번호표가 이미 500번을 넘어섰습니다. 그리고 오후 2시엔 대기번호가 2000번을 넘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다른 저축은행 장한평지점의 경우엔 오전 10시30분에 대기 번호표가 130번에 이르렀습니다. 앞의 저축은행의 영업점보다는 덜 혼잡했지만, 대기 고객만 75명에 달했습니다.
 
실제로 한 저축은행의 경우 오늘만 1000억원의 자금이 인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 정말 많은 고객들이 저축은행을 찾았군요. 아직 금융당국의 발표가 나온 것도 아니고, 예금과 이자를 포함해 5000만원 이하는 보장을 해주는데도 이렇게 많은 자금이 인출된 이유는 뭔가요?
 
기자 : 네. 예금보험공사는 어제부터 보도자료를 통해 5000만원이하 예금자들이 중도해지 할 경우 손해를 볼 수 있다며 무분별한 예금인출 자제를 당부했습니다.
 
또 한 저축은행에 서둘러 감독관을 판견해 이같은 설명을 하면서 고객들을 진정시키는데 주력했습니다.
 
해당 저축은행도 5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안정적이라고 고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영업점을 방문한 한 예금자의 이야기 한번 들어보시죠.
 
결국 금융당국에 대한 불신이 오늘 같은 상황을 만들었다는 얘깁니다.
 
앵커 : 상황이 심각해보이는데요, 정치권에서도 이번 저축은행 영업정지와 관련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 네 어제 오후 금융감독원이 검찰에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새누리당은 이례적으로 즉각 논평을 냈는데요.
 
지난해 부산저축은행 사태 당시 피해자의 대부분이 저소득층이었던 점을 비춰볼 때 이번 퇴출로 또 다시 서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부실 경영을 해 온 저축은행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지만 저축은행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해 온 금융당국의 책임 또한 적지 않다"며 "금융당국은 부실저축은행 구조조정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서민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대형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로 서민들의 피해가 예견되니까 미리부터 서민보호를 앞세우며 정치적 후폭풍에 대비하는 모양샙니다.
 
때문에 또 다시 다수당이 된 새누리당까지 나서 저축은행 퇴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 이번 저축은행 사태가 앞으로 정치권의 태풍이 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예상대로 대형 저축은행들에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진다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예상되는 피해규모가 얼마나 되나요?
 
기자 :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정지를 유예받은 5개 저축은행의 경우 예금자 중 1만4000명이 예금자 보호한도인 5000만원(원리금 총합)을 초과해 예금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의 5000만원 초과 예금을 모두 더하면 789억원으로, 1인당 평균 540만원 수준입니다.
 
이 같은 5000만원 초과 예금액은 지난해 2차 저축은행 구조조정 당시 5000만원 초과 예금액 1560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한데요,
 
하지만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닌 후순위채 규모는 이보다 훨씬 커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계열사를 포함해 5개 저축은행이 발행한 후순위채의 총 발행액은 5000억원에 달합니다.
 
지난해 9월 저축은행 영업정지 때 후순위채 피해액이 2232억원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2배를 웃도는 규몬데요,
 
실제로 5개 저축은행이 모두 영업정지될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후순위채 피해규모가 5000억원보다는 작겠지만 후순위채 투자자들에게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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