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그야말로 '폭풍전야'다.
비례경선 부정 여파로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는 통합진보당이 10일 전국운영위원회를 개최한다. 12일에는 중앙위원회도 예정돼 있어 수습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날 전국운영위 결과에 따라서는 통합진보당이 파국으로 치달을지, 수습국면으로 접어들지 판가름나는 하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진보당은 전국운영위에서 진상조사 보고서 결과에 따른 후속처리 및 대책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의 건 등을 의논한다. 지난 5일 결의한 경쟁명부 비례후보자 14명 총사퇴 권고안 및 혁신 비대위 구성안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전국운영위에서는 쇄신파가 주장하는 비례후보자 사퇴와 비대위 구성이 발의될 경우 통과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그러면 12일 중앙위원회에서는 이 문제를 가지고 중앙위원들이 표결을 통해 가부를 가리게 된다.
900여명의 통합진보당 중앙위원은 '민노 55 : 참여 30 : 통합연대 15'의 비율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민노계 인천연합과 울산연합이 쇄신파로 기울면서 경기동부연합과 광주·전남연합의 당권파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표결로 가면 수습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봐도 된다.
이럴 경우 표류를 거듭하던 통합진보당은 여진속에서도 내홍을 수습하고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강기갑 의원이 구원투수로 나서, 유시민 공동대표가 주장한 당원명부 전수조사 등 쇄신에 박차를 가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지난 4일 전국운영위에서 17시간 편파 진행으로 물의를 빚고 의장직을 사퇴한 이정희 공동대표가 7일 대표단회의에서 입장을 번복한 것은 난항을 예고케 하기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다시 한 번 지리한 논의가 열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조준호 공동대표는 9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전날 당권파의 단독 공청회에서 다루어진 내용을 반박하며 "의장은 유시민 공동대표"라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사퇴한 이 대표가 말을 바꾸는 것이 쇄신안 표결을 저지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운영위에서 쇄신안이 통과가 되더라도 중앙위원회에서의 이변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오랜 시간 당을 장악해 온 당권파가 물밑에서 중앙위원들을 구슬리고 있다는 소리가 파다하기 때문이다. 쇄신안이 부결되면 '도로 민노당'이라는 비판도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운영위와 중앙위 모두 물리적 충돌의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하고 있다. 이미 당권파 당원들은 고성과 야유를 퍼붓는 비상식적인 작태를 행한 바 있다. 지난 전국운영위 저지를 위해 국회 본청 입구와 의원회관을 인의 장벽으로 저지했지만 유시민 공동대표의 전자회의로 머쓱해지기도 했다.
이러한 와중에 12일 중앙위원회에서 당권파들이 동원한 당원들이 물리력을 발휘해 표결을 방해하거나 행패를 부릴 경우 쇄신파 당원들과 충돌해 최악의 폭력사태가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는 당권파가 도저히 쇄신안을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효력을 무효화하는 전략을 펼 수 있다는 것에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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