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법원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심사ㆍ선정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판결함에 따라 종편 사업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특혜 의혹이 규명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2010년 12월 조선ㆍ중앙ㆍ동아일보와 매일경제신문을 종편 사업자로, 연합뉴스를 보도전문채널 사업자로 선정했지만 심사 과정이 일주일에 그친 데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병기 서울대 교수가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의원의 씽크탱크에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 적격 시비를 부른 바 있다.
또 ‘성실공익법인’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을지병원과 을지학원은 보도전문채널에 출자한 것으로 알려져 위법 논란이 제기되는 등 심사를 둘러싼 각종 잡음이 해소되지 않은 채 종편 선정 일정이 추진돼 방통위가 ‘부실심사’를 알고도 밀어붙인다는 비판을 샀다.
언론개혁시민연대(이하 언론연대)는 이에 방통위를 상대로 종편과 보도채널 심사자료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고, 방통위가 이를 거절하자 지난 해 1월 행정심판을 제기해 이번에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당시 언론연대가 방통위에 공개를 요청한 내용은 ▲종편과 보도채널 승인을 의결한 방통위의 2010년 제80차 회의록 ▲방통위의 2010년 제80차 회의에 보고된 종편과 보도채널 승인 심사결과보고서 ▲종편과 보도채널 사용 승인 관련 심사위원회 회의록과 심사자료 전부 ▲종편 심사위원회 구성과 운영 등에 사용한 예산 집행내역 전부 ▲종편과 보도채널 승인 대상법인의 특수관계법인 또는 개인의 참여현황 ▲종편과 보도채널 승인 대상법인의 중복참여 주주 현황 ▲종편과 보도채널 선정 법인의 주요주주의 출자 등에 관한 이사회 결의서 내역 등 7가지다.
법원은 이 가운데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인적사항에 대한 정보를 제외하고 방통위의 전체회의 회의록, 심사위원회 회의록과 심사자료, 대상법인의 특수관계자 참여현황, 대상법인의 중복참여 주주현황, 주요주주 출자 등에 대해 ‘국민 의혹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방통위가 ‘공정한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와 ‘영업상 비밀’ 등을 이유로 비공개를 주장하자 국민 알권리가 우선한다는 원칙을 앞세운 것이다.
법원은 “정보 공개는 방통위 업무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고, 공정한 방송사업자 선정기준을 확립하는 데 대안을 제시할 수 있으며, 종편에 부적절한 출자가 있을지 모른다는 국민 의혹을 해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송을 제기한 언론연대는 환영 입장을 보였다.
추혜선 언론연대 사무총장은 “특혜로 얼룩진 종편에 권력이 개입한 내역들이 속속 드러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방통위가 일단 종편 백서를 낸다고 한 상황에서 이를 빌미로 정보 공개를 미루고 시간 끌기 한다면 방통위 존립 근거를 흔드는 일이 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는 이번 판결에 대해 공식 입장을 아직 정하지 않았다면서 판결문을 받아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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