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정부의 전기료 인상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산업계가 정부의 주먹구구식 전기료 인상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현재 전기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데, 그동안의 전기료 인상과정을 보면 한전이 인상을 요구하면 평균 한두달내로 인상이 결정되고 실제 집행으로 이어지는 식이었다.
실제 이번에도 지난 4월 한전이 지경부에 전기료 인상을 건의했고, 빠르면 6~7월 내로 요금이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해에도 8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이 각각 4.5%, 4.9% 인상됐다.
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기료 인상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한 두달전에 얘기를 꺼내고 바로 다음달에 올리는 식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가격을 올리더라도 미리 대응할 시간을 준다면 업계로서는 앞으로 계약하는 제품이나 생산계획에 전기가격인상분을 반영할 수 있고, LNG(액화천연가스) 등의 대체가능한 방법을 강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전기료 인상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겠지만 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원가반영 시기 조정 등을 고려할 수 있어 그나마 낫겠다"고 말했다.
차정환 에너지시민연대 부장은 "오랜기간동안 석탄이나 석유 같은 연료비에 비해 전기료가 거의 오르지 않은 탓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어서 바로바로 가격을 올리게 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인상 요구 후 전기료를 바로 올리는게 관행처럼 굳어져왔다"면서 "지금은 아니지만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소비자와 업계가 가격인상에 준비시간을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방안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고려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조영탁 한밭대 교수는 "적자가 누적돼 한달이라도 빨리 올려받아야하는 게 한전의 입장이라 이런 일이 거듭되는 것"이라며 "연료비연동제를 시행하면 가격변화를 예상할 수 있어 예측가능성도 제고되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가격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료비 연동제는 석유와 석탄, LNG등의 3개월간 평균 가격변화를 2개월 시차로 요금에 반영하는 제도다. 지난해 정부는 연료비연동제를 도입했지만 정부와 정치권이 물가상승을 이유로 보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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