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인터넷 포털사이트로부터 구매해 스폰서링크를 걸어 놓은 키워드도 검색결과 상품의 출처표시를 위해 사용된 것이라면 상표에 해당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순간정전보상장치 제조업체인 A사가 "타인의 등록상표 일부를 키워드로 표시한 다음 자사 홈페이지를 연결시킨 것은 상표권의 침해"라며 김모씨를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운영자로부터 특정 단어나 문구(키워드)의 이용권을 구입해 일반 인터넷 사용자가 그 단어나 문구를 검색창에 입력하면 검색결과 화면에 그 키워드 구입자의 홈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는 스폰서링크나 홈페이지 주소 등이 나타나는 경우에, 그 검색결과 화면에 나타난 상표가 자타상품의 출처표시를 위해 사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이는 상표권의 권리범위확인심판의 전제가 되는 '상표로서의 사용'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상표 'VSP'가 표시된 인터넷 키워드 검색결과 화면의 내용과 피고 회사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전체적인 화면 구조 등을 살펴보면, 피고는 'VSP'를 붙여 상품에 관한 정보를 일반 소비자에게 시각적으로 알림으로써 광고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하다"며 "피고의 이와 같은 광고행위는 '상품에 관한 광고에 상표를 표시하고 전시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VSP'는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는 상표로 사용되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VSP'가 거래계에서 '순간정전보상장치(Voltage Sag Protector)'의 영문약어로 통용되고 있어 식별력이 미약한데다가 피고가 'VSP'에 붙여 표시한 '엔티씨'부분은 원고의 등록상표 VSP와 외관과 호칭 및 관념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어 원고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며 "결과적으로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VSP엔티씨'라는 키워드를 구입한 뒤 검색결과 화면의 스폰서링크 아래에 순간정전보상기 등 제품명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를 표시했다. 김씨는 이와 함께 'VSP'를 상표로 등록한 A사를 상대로 자신의 행위가 A사의 상표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라는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했고, 특허심판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A사는 그러나 "김씨의 행위는 상표법상 상표의 사용행위로, 먼저 등록한 상표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며 소송을 냈고, 원심은 "김씨의 키워드를 이용한 광고행위는 상표를 이용한 광고행위는 아니지만 A사의 'VSP'와 김씨의 'VSP엔티씨'는 서로 다르므로 소비자가 혼동할 여지가 없다"며 A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A사가 상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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