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환기업 결국 법정관리..채권단과 이견 여전
2012-07-23 16:23:40 2012-07-23 16:24:49
[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시공능력평가순위 29위의 중견건설사 삼환기업(000360)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행이 확정됐다.
 
삼환기업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4부로부터 법정관리 개시 결정을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당초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삼환기업 대표이사와 채권단 대표자 심문에서 이날 결정 예정이던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23일로 유보키로 한 데 따른 결정이다.
 
삼환기업 채권단에 따르면 20일 열린 주요 채권 금융기관의 실무자회의에서도 삼환기업에 대한 워크아웃 지원안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주 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은 삼환기업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전  300억원의 단기 유동성 지원안을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 70억원을 막기에는 지원시기가 늦다고 판단한 삼환기업과 채권단 사이에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고 삼환기업은 16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당초 300억원 유동성 지원도 채권 금융기관 사이에서의 합의가 이뤄진 사안은 아니었고, 수출입은행이 삼환기업에 제안한 내용이었다"며 "20일 회의에서 삼환 측에서 요구하는 지원방안에 대해 찬성을 한 금융기관이 없어 회의 결과를 법
원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채권단이 유동성 지원을 꺼린 이유는 "담보확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삼환기업 노조 측은 이에 대해 제2금융권인 현대증권의 소공동 땅에 대한 공매 관련 불공정 약정이 큰 이유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땅을 담보로 65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현대증권이 가치보다 현저하게 낮은 금액의 회사채를 제공하면서도 자금조달이 긴박했던 기업의 약점을 이용한 불공정 약정을 내세워 부당이익을 취하려 했다"고 채권단의 태도에 불만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당장 필요한 1000억원이 넘는 지원을 사실상 포기하게 됐고, 출자전환 및 사재출연 등 사주의 이익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된 채권단의 요구로 결렬을 선언하고 법정관리를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공동 땅을 제외하면 담보를 통한 채권확보가 어려웠기 때문에 채권단으로서는 지원을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법정관리 개시에 따라 이전까지의 채무는 동결되지만 이후 금융권의 지원은 받을 수 없고 현장의 영업행위로만 회사를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삼환기업은 현재 6개월 이상 현장 운영에 필요한 단기 자금조차 보유하지 못하고 있어 이대로라면 현장이 정상화될 수 없을 전망이다.
 
삼환기업 관계자는 "채권단 집회 등의 관계인 집회의 절차를 통해 자구계획을 마련해 협의하면서 구조조정 등의 결정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환기업 노조 다른 관계자는 "법정관리 하에서는 사주가 출연한 사재를 채권단이 즉시 회수하는 현행 워크아웃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으므로 사주도 더 이상 사재출연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며 "사주가 문제 해결을 위해 사재를 출연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등 부실경영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환기업은 이달초 '2012년 대기업 신용위험평가'에서 구조조정 대상인 'C등급'을 받아 지난 11일부터 워크아웃에 들어갔지만 16일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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