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긴급 이사진 회의 개최..우리금융 인수 불발되나
정치권 "다음 정권으로 넘겨야"..노조도 강력 반발
2012-07-25 11:14:59 2012-07-25 11:41:17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KB금융(105560)지주가 우리금융(053000)지주 인수 참여 여부를 앞두고 막판 의견 조율에 돌입했다.
 
하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우리금융지주 매각을 다음 정권으로 넘겨야 한다는 정치권의 반대 입장과 KB국민은행 노동조합(노조)의 반발로 인수 성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지주는 25일 서울시내 모처에서 긴급 이사진 간담회를 열어 우리금융지주 예비입찰 참여 여부를 최종 논한다.
 
KB금융지주은 당초 우리금융 입찰 마감일인 오는 27일 오전 정기이사회에서 입장을 최종 정리할 계획이었지만,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의사결정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어윤대 회장과 임영록 사장 등 사내이사 2명과 민병덕 KB국민은행장, 본 뤽터 ING뱅킹아시아 최고경영자(CEO) 등 비상임이사 2명, 이경재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배재욱 전 청와대 사정비서관, 황건호 전 금융투자협회장, 김영진 서울대 교수 등 사외이사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총 13명의 이사 가운데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우리금융지주 예비입찰 참여에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에선 KB금융지주가 우리금융지주 인수전에 불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적으로 유로존 위기가 지속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의 급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무리한 인수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매진해야 할 필요에서다.
 
여기에 대내적으로는 지난 13일 이사회에서 대다수 사외이사들의 반대 입장을 표명한데다 여당의 반대와 더불어 최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가 우리금융 매각을 차기 정권에서 다뤄야 한다고 밝힌 점도 인수에 부담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KB국민은행 노조의 맹렬한 반발도 인수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지난 13일 금융노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박병권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직원들이 원하지 않으면 합병을 하지 않겠다는 말을 수시로 바꾸면서 어제 인터뷰에서는 환영받고 인수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며 "어윤대 회장이 2년 동안 KB국민은행에 와서 한 것은 국가경제를 망치고 KB국민은행의 영혼을 팔아먹는 행동이기 때문에 우리 직원들은 (우리금융 인수를) 절대로 받아드릴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KB금융지주의 우리금융지주 인수에 대한 증권가의 반응도 부정적이다.
 
하학수 이트레이드증권(078020) 연구원은 "KB금융지주의 우리금융지주 예비입찰 참여가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인수 조건의 적정성과 반대매수청구권 행사 등이 앞으로 전개될 과정상의 불확실성을 부각시킬 수 있고, 주식시장은 속성상 불확실성에 보수적으로 반응한다"고 진단했다.
 
하 연구원은 "하지만 예비입찰은 본입찰과 달리 구속력이 없는데다 인수·합병의 득실은 인수조건에 따라 좌우되는 점을 고려할 때 예비입찰 참여 여부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우리금융지주 매각 주관사로부터 투자설명서를 받은 곳은 KB금융지주와 MBK파트너스·IMM 등이다.
 
하지만, IMM은 컨소시엄 구성을 시도하던 교보생명이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최종 입찰에 응할지가 미지수이며 MBK파트너스도 참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던 티스톤파트너스는 일찌감치 발을 뺐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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