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름발이' 석유전자상거래..경유 거래 '쏠림현상'
주유소, 정유4사 눈치 보며 참여 저조
수입사들 대부분 경유 수입 영향도
세제혜택 사라지면 거래 축소 가능성
2012-08-08 15:41:18 2012-08-08 15:42:22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최근 1개월 만에 석유제품 전자상거래가 830% 급증했다는 소식에 경유·휘발유 소비자들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자상거래 대부분이 경유여서 경유차를 소유한 소비자들은 가격 인하를 기대하고 있는 반면, 휘발유 차량 소유자들은 여전히 비싼 값에 휘발유를 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석유제품 전자상거래 제도가 활성화되기 시작했지만 '반쪽짜리 시장'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7월 세제혜택 후 1개월 만에 판매량 830% 급증 
 
8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자상거래의 하루 평균 판매량은 353만리터(ℓ)다. 이는 전달보다 무려 828.9% 늘어난 규모다.
 
전자상거래를 이용한 석유제품 하루 평균 판매량은 전자상거래 개장 첫 달인 4월 12만ℓ, 5월 15만5000ℓ, 6월 37만5000ℓ에 불과했다.
 
그러나 1개월 만인 7월 전자상거래가 800% 이상 증가한 것은 지난달 정부가 각종 세제 혜택 보따리를 풀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자상거래용 수입석유제품에 할당관세(3%→0%) 적용, 석유수입부과금 ℓ당 16원 환급, 바이오디젤 혼합의무 완화 등 혜택을 주고 있다. 전자상거래 공급자에게는 법인세액 공제율도 0.3%에서 0.5%로 상향 조정했다.
 
◇경유 거래만 '집중'.. 정유사 참여 낮아
 
저조했던 석유제품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고 있지만 경유 거래만 활발해 '반쪽짜리' 정책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석유제품 전자상거래 제도가 처음 도입된 지난 3월30일 이후 경유의 전자상거래 비율은 94.5%인 반면 휘발유는 5.5%에 불과했다.
 
특히, 현재 90% 이상의 국내 주유소는 대형 정유사로부터 기름 전량을 공급받는다. 주유소가 전자상거래를 통해 구매한 석유제품량은 모두 5.6%에 불과했다.
 
정유4사가 과점하고 있는 석유시장에서 주유소들이 이들의 눈 밖에 날 경우 당할 불이익을 무시할 수 없는 것도 휘발유 거래 부진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휘발유가 아닌 경유를 주로 수입하는 수입사 위주의 거래 구조도 휘발유 판매량이 적은 한 이유로 꼽히고 있다.
 
지경부 석유산업과 한 관계자는 "석유제품 자율판매가 가능해짐에 따라 주유소의 참여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휘발유 거래도 확대돼 휘발유 사용자들도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최근 갑자기 전자상거래를 통한 석유제품 거래가 급증한 것은 세제 혜택 때문으로 혜택이 없어질 경우에는 다시 판매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수입부과금 2년·할당관세 6개월 등 한시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시장 상황을 봐서 연장을 검토할 것"이라며 "거래가 활성화되고 참여자들이 많아지면 시장이 갑자기 수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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