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아메리카노 이어 노동중심성 논쟁
부정경선 폭로했던 이청호 구의원, 노조의 위선 지적
2012-08-21 09:38:58 2012-08-22 10:13:27
[뉴스토마토 권순욱기자] 지난 17일 김미희 의원의 남편인 백승우 전 사무부총장이 유시민 전 대표를 향해 공격한 아메리카노 논쟁에 이어 이번에는 노동중심성 논쟁이 벌어질 조짐이다.
 
아메리카노 논쟁의 경우 과거 NL(자주파) 계열의 학생운동권이 제국주의 이론을 바탕으로 가졌던 반미(反美) 중심의 경직된 이념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며 구 당권파 스스로 회생 불가능한 상황으로 몰아갔다.
 
그런데 이번에는 또 다른 이념의 한 축인 노동 문제가 쟁점이 된 것이다.
 
이청호 부산시 금정구의원
논쟁을 촉발한 이는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 부정·부실 의혹을 최초로 외부에 알린 이청호 부산 금정구의원이다.
 
이 의원은 21일 당 게시판에 '요즘 노동자정당. 노동중심성이 어쩌고 사기치는 인간들을 위한 충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철회 이후에 너도 나도 외치고 있는 '노동중심성'을 질타했다.
 
이 의원은 "대한민국 국민 중에 노동없이 밥 벌어 먹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라며 "노동중심성이란, 그 말이 내가 요즘 가장 한심하다고 생각하는 말 중에 하나"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민노총 간부들이나 상근자들이 들으면 내게 화를 낼 수도 있겠지만, 노동자와 노동중심성을 이야기하는 이들이야말로 내가 보기엔 다수의 노동자와 노동중심성과는 별 관련이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그들이 말하는 노동중심성이란 것이, 대기업노조와 하청노동자의 월급차이를 당연한 것으로 인정하고, 구내 식당조차도 차별을 두는 그런 노동중심성이면서, 육체 노동만을 이야기하는것이라면 더더욱 그렇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 의원은 또 "잘나가는 대기업이나, 산별노조는 커녕, 자체 노조 조차 가입해 본 적이 없는 대한민국의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소상공인들, 영세 자영업자들이 볼 때 재화와 이윤의 공공성을 주장하는 노동중심성, 노동자 정당이라는 말들은, 그들이 볼 때는 자기들만의 리그를 벌이자는 말 이외에는 달리 해석이 안되는 것 같은데, 내가 생각하고 있는것이 논리적 비약일까"라고 되물었다.
 
아울러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비정규직의 문제를 알면서도 외면했다는것이 진실이 아닐까?"라며 "현대차, 기아차 할 것 없이 노조가 먼저 노사협상 때 정년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이들이 자신이 먼저 퇴직하는 조건으로 아들을 정규직에 채용시킬 것을 노사협상안에 제시하는 것은 과연 노동중심성이 있는 태도이며, 노동자중심적 사고인가"라며 대기업 노조의 부패상을 고발하기도 했다.
 
이 의원이 겨눈 비판의 칼은 아메리카노 커피 논쟁을 불러일으킨 백승우 전 사무부총장의 아내인 김미희 의원을 향해서도 날아갔다.
 
이 의원은 "건설노조와는 단 하나의 연관성도 없는 약사 출신 김미희가 건설노조에 가입하고, 건설노조에 가입되었다는 이유로 노조의 추천을 받아 의원에 출마하는 행위는 노동중심성과 노동자와는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라고 반문을 제기하며 당내에서 회자되고 있는 노동중심성이라는 단어의 위선을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논쟁들은 자신들이 누릴 수 있는 권력에 가장 가깝게 근접하려는, 또한 그 권력을 얻기 위해 조금 더 유리한 측면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바꾸고 싶어하는 먹물들의 논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렇게 정당권력과 노조권력에 빌붙어 무위도식하는 먹물 기생충들 때문에, 성실한 노동운동가와 노조의 상근자들이 나같은 일반인들에게 욕을 바가지로 쳐 먹는것은 아닐까?"라며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더 나아가 구 당권파 소속 의원들을 향해 "나도 선출직 지방의원이지만 - 일 안하면 돈 못벌고, 돈 못벌면 우리 아들, 딸래미 방과후 학원비. 유치원비, 급식비 못내는, 그래서 아내와 나 둘이서 의회 회기중에도 - 노동하지 않으면 못먹고 사는 소위 3D 업종의 영세상인일 뿐이요"라며 "정치를 할려면 정치답게 해야지 어디서 노동자, 농민, 노동중심성 어쩌고 하면서 구라를 치고 계시오"라고 일격을 날렸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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