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국회 정무위원회는 내달 5일부터 시행되는 국정감사에서 불공정하도급 관행을 없애기 위한 납품단가 정책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와 날선 공방을 주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펴낸 '국정감사 정책자료'에 따르면 정무위는 "'납품단가연동제', '납품단가협상권' 등은 각 산업 분야의 특성을 고려해 선별적으로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공정위 정책 기조에 제동을 걸 것으로 나타났다.
정무위는 또 "납품단가연동제가 시장경제질서의 핵심인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제도 도입에 난색을 표현하면서 공정위 압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납품단가연동제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상승분만큼 자동적으로 납품단가에 반영해 수급사업자인 중소기업에게 적정한 이윤을 보장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공방은 이미 예고돼 왔다.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가 성행하면서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자 야권은 물론 시민사회, 산업계 전반에서 제도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새누리당 또한 지난 총선을 전후로 유연한 접근이 제기된 데 이어 최근 당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을 중심으로 급기야 법제화 움직임마저 일었다.
반면 정부는 대기업 입장을 받아들여 도입에 있어 신중한 접근으로 맞서왔다. 공정위가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법제화에 앞장섰지만 기재위 등 경제관료들의 반대가 여전하면서 '벽'으로 지적돼왔다. 특히 모피아로 불리는 경제관료들의 대기업 감싸기는 도를 넘었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들은 납품단가연동제가 실시되면 오히려 중소기업이 우월적으로 교섭력을 남용할 수 있다는 이른바 역차별 우려를 제기해 왔다. 또 과도한 규제는 시장질서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장중심의 경제논리 또한 반박 논거로 활용됐다.
도입까지 여야는 물론 정부내 관련부처의 이견이라는 모순적 '산'을 넘어야 하며, 이는 이번 국정감사 과정에서 최종 판가름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경제민주화라는 시대흐름에 역행하기엔 대선 등 주요 정치일정이 눈앞으로 다가온 점을 들어 난관 끝에 결국 도입으로 방향을 정하지 않겠는냐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대체적 전망이다.
일단 국회입법조사처 자료에 따르면 정무위는 납품단가연동제에 대해 "일방적으로 모든 분야에 강제되기보다는 각 분야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경쟁이 가능한 분야에서는 제도의 일방적인 적용보다는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무위는 또 "시장의 수급상황과 개별기업과의 특성과는 무관하게 법에 의해 일률적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시장경쟁 체제에 어긋난다"며 "적용대상과 기간 등에 대해 충분히 합리적인 판단을 한 후 납품단가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정위가 추진하고 있는 납품단가협상권 또한 국정감사 '검증대'에 오를 예정이다. 납품단가협상권은 우월적 지위에 있는 원사업자에 대해 수급사업자의 교섭력을 높이기 위해 협상권을 수급사업단체에게 부여하는 방안이다.
정무위는 협상권을 수급사업자단체에게 무조건적으로 위임하는 경우 경쟁력 있는 개별 수급자의 협상기회를 박탈할 수도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현재 공정위는 ▲표준하도급계약서 작성 ▲납품단가 조정협의 의무제 ▲하도급거래 서면 실태조사 등을 통해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간의 납품단가를 자율적으로 공정하게 결정해 하도급 공정거래협약을 체결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무위는 우월적 지위를 갖는 원사업자의 경제력 집중을 방지하고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에게 공동협상권을 부여하는 등 하도급법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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