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울상’..순익 감소 불구 당국 “더 줄여라”
금감원, 마케팅 비용 분석중..적정 가이드라인 제시 방침
카드사 "순익 플러스 요인이 없다. 인력감소로 이어질 수도"
2012-09-04 14:27:11 2012-09-04 16:59:06
[뉴스토마토 고재인·임효정기자] 고공행진 하던 카드사 순익이 금융당국의 규제와 정치권 포퓰리즘에 힘입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본격적인 하락세로 접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이 카드사의 순이익을 대폭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어 카드사들은 난감해하고 있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 1분기 일회성요인을 제외할 경우 전업카드사(KB국민카드 제외)의 당기순이익은 3408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4664억원)보다 1256억원(26.9%) 감소한 규모다.
  
올 2분기 일회성 요인과 대손비용의 감소를 제외할 경우 7개 전업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충당금 적립 전)은 8551억원을 기록, 역시 전년 동기 8743억원 대비 2.19%(192억원) 감소했다.
  
특히 카드사의 수익은 4분기부터 본격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카드사들은 이달부터 중소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1.8%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 금융당국과 카드사들이 마련한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것이다.
  
수수료율 인하에 따라 카드사들은 은행계 카드사를 포함해 연간 2조6000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수익을 더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당장 죽는다는 소리를 할 때가 아니다”며 “이익규모가 줄어드는 것이지 손실이 나는 것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미 시장은 포화상태에 있기 때문에 경쟁을 통한 수익개선은 어려운 구조다. 이에 따라 카드사 스스로 마케팅 비용 및 경비를 절감하는 등 자구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금융감독원은 또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을 분석중으로, 조만간 적정한 마케팅 비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은 회계기준부터 다른 것이 있어 적정한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자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내년이면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의 이같은 방침으로 순익에 '플러스'요인이 없다고 판단, 고심에 빠졌다. 뚜렷한 경영전략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란 게 업계의 설명이다.
  
A카드사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는 돌파구가 없다"며 "카드사가 신사업을 할 수 있는 것도, 비용절감에 나서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드는 원가보다는 프로세싱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원가를 낮춰 수익을 보존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계속 이렇게 순익이 감소하면 악순환이 이어져 인력 감소 등 고정적인 부분까지 건드려야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B카드사 관계자는 "순익이 증가될 플러스 요인은 없고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리볼빙 개선, 현금서비스·카드론 수수료 인하 등 마이너스 요인만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경기도 좋지 않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서도 뚜렷한 대응전략을 세우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카드사들은 이에 따라 리스크 관리 위주의 내실경영 체제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며 각종 부가서비스 축소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C카드사 관계자는 “앞으로 비용 절감을 포함해서 내실 위주의 경영을 해야한다”며 “부가서비스 축소 문제도 검토 대상 중 하나지만 실제로 부가서비스를 축소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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