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분당에 대한 사과와 더불어 당 대표직 사퇴와 탈당을 선언하는 강기갑 전 통합진보당 대표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하는 장면에선 눈물을 왈칵 쏟기도 했다.
강 전 대표는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눈물의 사죄와 함께 정계 은퇴를 시사했다. 기자회견 직후 엎드려 절하는 모습도 의미심장해 보였다.
5일 동안 물과 소금도 끊는 극한의 단식으로 분당만은 막으려 했던 그가 이별을 고하는 모습에, 자리를 함께한 유시민 전 공동대표의 얼굴에도 착잡함이 가득했다.
이로 인해 강 전 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을 마지막으로 정계를 떠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기자회견을 마친 강 전 대표는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들으신 그대로"라며 자리를 떠났다.
이와 관련, 천호선 최고위원은 "'진보정치 혁신모임'이 추진하는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에는 동참하지 않으시겠다는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천 최고위원은 "합류를 권하지는 않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강 전 대표님의 아픈 심경을 알기에 차마 그러지 못했다"며 "신당이 만들어지면 당연히 모시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실제로 강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길에 저도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낸 바 있다.
다만 "진보는 분열한다는 역사의 규정을 다시 증명한 과오에 대하여 누군가는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말로 사퇴 직후 신당 참여에는 선을 그었다.
천 최고위원과 마찬가지로 이정미 최고위원도 "강 전 대표가 정계를 은퇴하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며 "전직 대표로서 현재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로 봐달다"고 당부했다.
이는 강 전 대표의 사퇴와 탈당이 곧 그의 정계은퇴를 의미하는 것을 아니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비록 지금은 고향으로 내려가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는 입장이지만, "향후의 일을 속단하지는 말아 달라"는 천 최고위원의 말처럼 강 전 대표의 진보정치를 향한 노력까지 중단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편 천 최고위원과 이 최고위원은 "오늘은 더 이상 지역구 의원 3인(심상정·노회찬·강동원) 및 지도부의 사퇴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혁신모임 소속인 두 사람은 향후의 행보를 묻자 "오늘 서로 논의를 거쳐 함께 움직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참여계의 집단탈당은 처리가 완료되기까지 2, 3일의 실무적 시간의 소요가 필요한 것으로 보이며, 유시민 전 공동대표도 조만간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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