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미트 구글 회장 "삼성이 가장 중요"..파트너십 재확인
"삼성 수뇌부와 회동해 현안 논의"..애플에겐 '적대감'
2012-09-27 17:16:16 2012-09-27 17:17:28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는 여전히 구글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다. 구글은 혁신을 대표하지, (애플처럼) '소송'을 대표하지 않는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27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넥서스7 출시 및 안드로이드 간담회에서 "삼성은 구글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며 삼성전자와 구글 양사의 돈독한 파트너십 관계를 재확인했다.
 
행사를 마친 뒤 에릭 슈미트 회장은 곧바로 삼성전자(005930)로 향해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등과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구글과 삼성은 다양한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면담이 끝난 뒤 최지성 실장은 "우리는 굿(Good) 파트너이므로 서로 별 이야기를 다 한다"고 밝혔고, 앞서 슈미트 회장도 "삼성측과 어떤 내용을 협의할 지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지만 대략적으로 상상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이번 회동에서 애플과의 특허공방에 대한 양사의 대응 방안 등이 논의됐음을 내비쳤다.
 
애초 슈미트 회장의 이번 한국 방문은 삼성전자와 애플과의 소송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만큼, 안드로이드 OS와 애플의 iOS 진영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특허전쟁에 대한 구글의 입장 표명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었다.
 
더욱이 '혈맹'으로 알려졌던 양사의 전략적 제휴관계가 최근 들어 흔들리는 양상을 나타내왔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구글측의 입장 표명 여부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 2010년 출시된 갤럭시S부터 갤럭시S3까지 세계적인 히트작을 연달아 내놓은 삼성전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iOS를 압도하게 하는 데 일등공신 구실을 했다. 삼성 또한 마찬가지로 세계 최대 스마트폰 업체로 등극하기 위해 안드로이드가 필요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홍콩에서 열린 '갤럭시 넥서스' 발표 행사에는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로 불리는 앤디 루빈 구글 부사장이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과 나란히 등장해 양사의 강력한 협력관계를 과시했었다.
 
이때까지 양사는 둘도 없는 파트너처럼 보였지만 구글이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서 열린 특허침해 본안소송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배심원 평결에 대해 "안드로이드와는 관련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며 '선 긋기'에 나서 양사의 협력관계가 약화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에릭 슈미트 회장은 삼성과의 협력 관계에 대해 여전한 신뢰를 나타냈다. 그는 "삼성은 여러 사업자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재차 강조하며 "이번 방한을 통해 삼성측과 다양한 사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슈미트 회장은 애플을 선두로 세계 IT업계 전역에 걸쳐 벌어지고 있는 특허분쟁에 대해 강력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과도한 특허소송이 경쟁의 가치를 훼손하고 혁신을 멈추게 만든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애플과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애플도 파트너이자, 경쟁자"라고 완곡하게 표현했지만, 이후 특허소송과 관련한 애플의 행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실재 최근 애플이 총 8개에 이르는 소프트웨어 관련 특허소송을 제기하고 나서, 사실상 안드로이드 운영체계의 핵심을 이루는 기능들을 타깃으로 삼기 시작하면서 구글도 더 이상 상황을 방관할 수만 없게 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안드로이드가 세계 OS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데 크게 기여한 삼성전자와 HTC의 주력 스마트폰이 잇따른 소송에 휘말린다면 안드로이드 진영이 전반에 걸쳐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슈미트 회장은 애플을 직접적으로 겨냥해 "다른 벤더들의 판매를 중단하게 하는건 선택을 제약하고 혁신을 억누른다"며 "애플이 보유한 특허들에도 많은 선행기술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구글은 혁신을 대표하지, 소송을 대표하지 않는다"며 애플을 비꼬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시장에서 승자와 패자가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27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안드로이드 기자 간담회에서 향후 구글의 플랫폼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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