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저신용층을 위한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이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벌써부터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은행들은 자체 신용위험평가 모델을 사용중인 데다 제2금융권 참여도 빠져 있기 때문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평가사들은 금융감독원의 서민금융정책 일환으로 7등급 이하 저신용층의 신용등급을 10단계로 세분화하는 서브프라임 신용평가모형을 개발·보완해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코리아크레딧뷰로(KCB)는 지난달 저신용층 중 우량고객 선별에 유용한 서브프라임 신용평가모형(SP모형)을 개발해 이달중 본격적인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지난 2006년부터 운영해오고 있는 SP모형을 수정·보완해 이달중으로 서비스 할 예정이다.
이는 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에 집중돼 있는 서민금융기관 이용자들을 기존 신용평가모형으로 평가할 경우 부도 예측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남택준 금감원 특수은행검사국 신용정보팀장은 "새로운 SP모형은 나이스가 지난 2006년부터 시행해왔던 모형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과거 모형은 대부업체나 저축은행들이 대출거절용으로 쓰기위해 만든 모형이었지만 새로운 모형은 우량고객을 선별해 금리차등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은행들은 신용평가회사의 모형이 아닌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하고 있고 제2금융권의 참여방안도 빠져있어 업계에서는 실효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은행들은 바젤 등 강화된 감독규정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신용위험평가(CSS) 모형을 사용하고 있어 KCB나 나이스의 SP모형은 참고용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KCB의 신용평가 모형이 자체 CSS에 적용되긴 하지만 그대로 가져오지 않고 자체 등급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시스템 자체가 복잡해 어떤 식으로 반영될지 구체적으로 예상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 2008년 이후 연체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해 햇살론 이외의 개인 신용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며 "저신용층의 신용등급이 10개로 나눠진다 해도 당장 신용대출을 다시 시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신용층이 주로 이용하는 대부업체도 SP모형 활용대상에서 빠져 있다. 금융권에서는 법정최고이자율인 39%를 적용하고 있는 대부업체들이 서브프라임 등급을 활용해 30% 초반으로 이자율을 감면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남택준 팀장은 "대부업체는 서브프라임 등급을 컷오프(대출거절)용으로 활용해왔다"며 "대부업체가 참여하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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