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미국 고용지표는 믿기 어렵다"
미국 고용시장 상황을 가장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인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널뛰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9월 실업률은 크게 낮아졌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최근 발표되는 고용지표는 비현실적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정부가 숫자를 바꿨다며 정치권의 속임수라는 비난도 쏟아진다.
◇실업수당 청구건수 "나쁘지 않아"
지난 18일(현지시간)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를 4만6000건 급증한 38만8000건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전망치 36만5000건을 능가하는 수치일 뿐 아니라 2주 전의 실업수당 신청건수인 34만2000건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청구건수 증가중 대부분은 전주 급감에 따른 조정분이라며, 고용경기는 속도는 느리지만 개선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탐 사이먼 제프리스 투자은행 경제전문가는 "실업수당 청구가 일주일 만에 늘어난 이유는 한 주 전의 청구건수 수정치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경제는 점진적으로 나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노동부 관계자는 "계절적인 요인으로 1개 주의 실업급여 청구가 빠졌다가 나중에 포함됐다"며 "실업급여 신청자들이 더 많은 지원을 받기 위해 분기 초에 신청을 미루는 경향이 반영된 것 같다"고 밝혔다.
가령 2분기가 시작되는 7월 첫 주에 실업급여 청구가 2만4000건 떨어지고 나면 다음 주에 3만6000건으로 늘어나는 식이다.
또 경제학자들은 최근 2주간 실업급여 평균치(약 36만5000건)가 위험수위인 37만5000건 밑으로 집계되는 점을 긍정적인 요소로 꼽았다.
◇"지표는 비현실적"..고용지표 조작설
반면에 일각에서는 같은 실업률 지표를 놓고 부정적인 해석을 내놨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핌코 CEO는 지난 5일(현지시간) 언론사 기고문에서 "실업률이 급감한 이유는 아르바이트 종사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지 못할 만큼 지금의 연방 정부는 분열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6개월 이상 직업이 없는 장기실업자 비율이 40.1%이며 10대 실업률은 23.7%"라며 "이런 유형의 실업은 가정에 엄청난 부담을 주기에 개선 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타일러 코웬 조지 메이슨대학 교수는 "미국의 고용상황은 월간 실업률로 드러나는 것보다 더욱 위축됐다"며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지부진한 고용시장 회복세는 재선에 도전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발목을 잡아 왔고, 미트 롬니는 이를 이용해 지지율을 끌어 올려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일(현지시간) 벌어진 1차 대통령 선거 TV 토론에서 롬니가 판정승을 거둔 이후 정부가 발표하는 고용 관련 지표들이 개선되자 의혹이 제기됐다.
잭 웰치 전 GM 최고경영자는 지난 5일(현지시간) "오바마 행정부가 내놓은 실업률(7.8%)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고 이는 인터넷 상으로 삽시간에 퍼지며 혼란을 키웠다.
미 하원 정부개혁위원회의 대럴 이사 위원장은 9월 실업률 통계치에 대한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언론을 통해 11일(현지시간)밝혔다.
주류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의혹을 일축 했지만 여전히 경제지표와 동떨어진 문제들이 제기돼고 있다.
제프리 바타쉬 칼럼리스트는 "달라진 것은 없다"며 "경제는 여전히 느리게 회복 중이고,
고용률도 별다를 게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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