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부동산시장에 시한폭탄이 돌기 시작했다. 이제 남은 시간은 두달 남짓. 지금 이대로라면 내년 주택 매매시장의 출입구는 꽉 막혀버리게 된다. 취득세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미분양 아파트 양도세 면제 등 한시적 거래세 감면안이 올 말로 모두 종료되기 때문이다.
현행 취득세는 9.10대책에 따라 12월31일까지 9억원 이하 주택 1%, 9억원 이상 주택 2%로 감면 중이다. 별다른 조치가 없다면 내년 취득세는 4%로 환원된다. 10억원 상당의 주택을 지금 매수한다면 2000만원의 취득세를 내면 되지만 내년에는 4000만원을 내야한다.
취득세 감면 일몰 기한을 두 달 남겨둔 현 시점까지 연장에 대한 계획이 없다. 지난 26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9.10대책 이후 주택시장 동향 및 향후 계획에 따르면 취득세 감면안 연장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매매시장은 한시적 세제감면 효과 등으로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소폭 반등하고 급매물 중심으로 거래량이 증가하는 등 시행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 시장모니터링을 지속하겠다는데 무게를 실었다.
국토부 권도엽 장관은 지난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지금은 시장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9.10대책이 잘 진행될 수 있게 신경써야 할 때”라고 말하며 취득세 연장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은 취득세 이상으로 커지게 된다.
현행 구간별로 6~38%의 일반세율이 적용되고 있는 다주택자 양도세 역시 감면기간 종료로 인해 내년부터 2주택자는 50%, 3주택자 이상은 60%를 적용받게 된다.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폐지할 뜻을 밝혔지만 ‘부자감세’라는 야당의 반대로 국회에 계류 중이다. 최근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이 2014년까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특례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이마저도 통과가 불투명하다.
기획재정위원회 민주당 관계자는 “주택 시장 안정과 더 많이 가진 사람이 사회적 책임이 더 크다는 점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는 유지돼야 할 것으로 본다”며 “연장안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는 아직 없었지만 큰 틀에서 부정적인 관점이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최근 온기가 감돌던 주택시장에 다시 찬물이 쏟아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해 3.22대책에 따라 그 해 12월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되던 취득세 50% 감면안이 종료되자 서울 주택거래량는 조사 이래 최소치로 곤두박칠쳤다. 지난 해 12월 5800건이 신고된 서울 주택매매시장은 이듬 해 1월 1612건으로 급감하는 등 심각한 거래실종기를 맞았다.
서울디지털대학교 김준환 교수는 “취득세도 문제지만 양도세가 더 큰 문제로 집값의 50%, 60%를 환수해 가면 집을 팔 사람은 없다”며 “시장에 주택 공급이 중단될 수 있고 공급이 안되면 거래도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때문에 가진 자들에게 징벌적 과세가 필요하다면 거래세가 아니라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세주회계사무소 유상훈 세무사는 “징벌적 과세가 필요하다면 거래세가 아닌 보유세로 과세하는게 맞다고 본다”면서 “재산세에다 있지도 않던 종합부동산세까지 만드는 등 부자에게 과세할 수 있는 보유세 체계가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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