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장관, 세입·세출예산안 기준환율 오류 공식 사과
"예산안 의정활동에 혼선 초래 자료 제출 죄송"
2012-11-02 15:24:21 2012-11-02 15:25:48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예산안 의정활동에 혼선을 초래하는 자료를 제출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기획재정부 실수로 잘못된 기준환율로 작성된 세입예산안 자료가 국회에 제출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박재완 장관은 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 회의 시작 직후 야당의원들이 세입예산안 기준환율에 대해 거세게 질타하자 실수를 인정하며 이 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가 편성한 2013년 예산안에서 환율에 큰 영향을 받는 관세수입 추계에 적용된 환율은 예산안 편성 기준환율인 1130원이 아닌 실제 1080원으로 적용·계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환율 1130원으로 계산할 경우 관세수입액이 과도하게 잡힐 것을 우려해 재정부 세제실 실무자가 과거의 경험과 주관적 판단에 따라 1080원의 환율을 적용해 세수를 추계했고, 1130원 환율에 맞춰 관세 실효세율 등을 미세조정해 역산 방식으로 세입예산을 맞췄다는 것이 박 장관의 설명이다.
 
박 장관은 "세제실 실무자가 세입예산에 대한 세수추계를 하면서 주요 해외투자은행(IB) 등의 평균 환율 등을 참고해서 내년 환율을 1080원으로 가정하고 세입예산 시뮬레이션을 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지난 9월4일에 기준환율을 1130원으로 맞춰 세입예산안을 작성토록 했는데 담당자가 1080원을 기준환율로 만든 세입예산안을 1130원으로 고치지 않고 국회에 제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일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김춘진 민주통합당 의원이 정부의 환율 하락에 대한 대책을 질의하면서 "세입예산안을 짤 때는 기준환율을 1080원으로 하고, 세출예산은 1130원으로 짰다"지적하면서 드러났다.
 
실제로 지난 9월 정부가 발표한 2013년 예산안의 기준환율은 1130원이었다. 그러나 재정부 세제실이 국회의원들에게 제출한 관세 등 세입예산안 자료에는 세수추계에 적용한 기준환율이 1080원으로 적혀 있었다.
 
김동연 기획재정부 2차관은 "(앞으로) 예산심의 과정에서 세입예산안을 짤 때 기준활율이었던 1080원을 1130원으로 맞추겠다"며 "세입예산안을 1080원 기준환율로 했을 때 고려가 미흡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같은 날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류성걸 새누리당 의원이 "세제실에서 준 세입예산안을 보니까 기준환율이 1080원으로 돼 있다"며 "1130원, 1080원 중 무엇이 맞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신제윤 재정부 1차관은 이에 대해 "세입예산안의 기준환율 1080원은 재정부 담당자가 실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야당 의원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정확한 해명을 요구했고, 박재완 장관은 이날 열린 예결위 정책질의에서 재정부 담당 직원의 실수를 공식 인정하고 사과했다.
 
박 장관은 "환율의 경우 내년도 실제 전망치를 정부가 정확히 제시할 경우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이 커, 전통적으로 예산안 편성 환율은 직전 3개월의 평균을 기준치로 한다"며 "2012년 6, 7, 8월 평균 환율인 1130원을 기준환율로 삼고 세입·세출예산을 작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정부 세제실 실무자는 최근 환율하락 등을 이유로 관세수입이 계속 감소하는 점을 감안, 1130원의 기준 환율로 내년도 관세수입을 계산하면 세수가 과도하게 잡힐 것을 우려해 주요 IB 등의 내년 환율 전망치 평균 등을 참고했다. 그는 1080원으로 가정하고 세입예산을 계산했고, 내년도 관세수입이 약 11조원이 적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예산안 편성 기준환율인 1130원을 적용하면서도 관세수입은 1080원의 환율로 예측한 11조원이 될 수 있도록, 관세실효세율 등 관세수입을 계산할 때 적용되는 기타 변수를 미세조정했다.
 
박 장관은 이번 사건에 대해 "세수를 부풀리기 위해 조작한 것은 절대 아니고 가장 현실적인 세수추계를 만들기 위해 미세조정을 한 것"이라며 "실무자가 실효관세율이 계속 떨어지는 과정이라 기준환율을 1130원으로 적용하면 세수추계가 너무 과다하게 잡혀 보수적으로 계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장관은 "담당자는 나름대로 논리를 갖고 있는 사람이며, 양심으로 봤을 때 11조가 맞았다고 생각해 한 것"이라며 "불편과 혼선을 초래해 죄송하고, 담당자가 비공개로 야당의원들께 시간이 나는 데로 소상히 설명해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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