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관악·동대문 전세가율 60% 속속 돌파
재건축·대형고가 아파트 즐비한 강남4·용산구 전세가율 낮아
2012-11-07 13:03:51 2012-11-07 13:05:34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지난 토요일 서울 성북구 종암동 한 중개업소에 임모씨(39.여)가 전셋집을 알아보러 방문했다. 중개업자와 상담하던 김씨는 고민에 빠졌다. 마음에 드는 전세물건이 없기도 하지만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다소 실망한 눈치다. 이런 상황에서 중개업자는 전셋값은 더 오를 확률이 높기 때문에 차라리 대출을 조금 받아 집을 살 것을 권유한다. 취득세 혜택까지 볼 수 있다는 말에 임씨는 더 깊은 고민에 빠진 듯하다. 상담중 집을 사더라도 집값이 더 하락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나타낸다. 남편과 얘기를 더 해봐야겠다며 임씨는 중개업소를 나섰다. 그는 전세물건이 나오면 연락을 달라는 말도 남겨 놓았다.
 
전세가격 상승세가 만만치 않다. 집값에 바짝 다가선 상태다. 특히 집값이 높은 서울에서도 평균 전세가율이 60%를 넘는 곳이 점차 늘며 전세수요의 매매전환에 대한 고민도 점점 심각해지는 추세다.
 
◇성북·관악·동대문구 평균 전세가율 60% 돌파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평균 54%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성북구로 62%다. 일부 아파트는 전세가율 70%를 넘기는 곳도 있다.
 
실제 성북구 돈암동 한신한진아파트 전용 84㎡의 매매가는 3억5000만원이다. 반면 전셋값은 2억6000만원에 달한다. 전세가율은 74%에 이른다. 종암동 종암SK 전용 84㎡ 역시 매매가 3억2000만원에 전세가 2억3000만원으로 전세가율은 71%다.
 
성북구에 이어 중랑구가 61%의 전세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관악·동대문구가 60%로 집계됐다. 구로·서대문구 59%, 금천·도봉·동작 58% 등으로 곧 평균 60% 선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도봉구 굿모닝공인 관계자는 “전세값과 매매가 차이가 확연히 줄면서 매매 전환을 생각하는 사람이 확실히 늘었다”며 “취득세 감면 혜택이 얼마 남지 않고 내년 역시 전세가 상승이 예상되면서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의 매매전환 상담시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고가 아파트 많은 강남·강동·용산구 전세가율 낮아
 
반면 서울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낮은 곳은 강남·강동구와 용산구로 집계됐다. 강남구와 용산구가 42%로 매매가와 차이가 컸으며, 강동구 44%, 서초·송파 47%로 아파트값은 절반을 넘지 못한다.
 
이 일대 아파트의 전세가율이 낮은 이유는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큰 재건축 예정 아파트와 초고가 아파트가 많기 때문이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전용 52㎡는 재건축 기대감에 매매가는 8억3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지만 노후화된 주거환경에 전세값은 1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전세가율은 17%다.
 
용산 대형 고가 아파트인 센트레빌아스테리움 전용 141㎡의 매매가는 17억5000만원인데 반해 전셋값은 7억원이다. 전세가율은 40%다.
 
하지만 특별 대상 아파트를 제외하고 강남권 일반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상당히 올라온 상태다. 강남구 대치동 삼성 래미안의 경우 전용 59㎡ 매매가가 7억원 선인데 반해 전세값은 4억5000만원으로 전세가율이 59%에 달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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