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새 주인 찾기에 나선 웅진코웨이가 흔들림 없는 실적을 내놓으며 여전한 몸값 매력을 과시했다.
웅진코웨이는 7일 올 3분기 매출액 4580억원, 영업이익 62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5%, 1% 늘어난 수치다.
웅진코웨이의 이번 실적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웅진코웨이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4545억원, 영업이익 655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에 모기업인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와 매각지연 등 악재가 집중적으로 대두되면서 일각에선 브랜드 가치 하락에 따른 부진을 우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웅진코웨이는 탄탄한 영업력을 기반으로 시장 지배자의 위치를 가감없이 보여줬다.
◇실적 호조.. 정수기에 공기청정기, 제습기까지 가세
이 같은 선전은 높은 브랜드 충성도와 신제품 판매 증가 등이 뒷받침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웅진코웨이의 핵심사업인 정수기의 경우 경기 침체에도 아랑곳 않고 사상 최고 판매량을 달성했다. 한뼘 정수기, 스스로 살균 카운터, 탑 얼음정수기 등이 인기몰이를 하며 3분기 누적 정수기 렌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상승한 47만9000대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출시한 신제품들이 분기별 사상 최고 매출액 달성에 크게 기여해 눈길을 끈다.
3분기 렌탈 판매 29만4000대 가운데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 신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43%에 달했다. 일시불 판매(7만6000)에서도 제습기 등 신제품의 판매 비중이 28%인 것으로 집계됐다.
신성장 동력인 매트리스 사업 역시 3분기 연속 1만대 이상 판매(렌탈+일시불)하며 총 관리계정 10만을 넘어서는 등 정수기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웅진코웨이의 영업력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매각 이슈에도 끄떡없는 브랜드 충성도"
웅진코웨이에 대한 브랜드 충성도도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웅진코웨이가 매분기 20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순추천고객지수(Net Promoter Score·NPS) 조사 결과, 불과 1.9%만이 그룹법정관리 등의 이슈로 웅진코웨이 제품과 서비스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 접점에서 활동하는 자사 코디들의 일관된 서비스와 노력으로 현재 진행 중인 매각 등의 이슈가 고객 결정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정수기 시장의 리더십을 확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자평했다.
이선경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각 이슈 때문에 시장의 불안감이 컸던 것과 달리 선방했다"면서 "웅진코웨이가 외부 요인들로 인해 사업 자체가 마구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튼실하다는 점을 다시금 재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미래에셋PEF, 매각 변수로 등장..내주 결론 날 듯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미래에셋 계열 사모투자펀드 미래에셋PEF가 웅진코웨이 매각 지분 30.9% 가운데 5% 지분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면서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미래에셋PEF는 지난 2009년 웅진폴리실리콘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1000억원의 자금을 출자해 2대 주주가 되면서 웅진홀딩스가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5%에 대해 인출 제한을 설정해 둔 상태다.
김상준 웅진코웨이 전략기획본부장(상무)은 "미래에셋PEF 측에서 매각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채권단과의) 합의를 이끌어 내겠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면서 "늦어도 이번주 중에는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주식 인출제한 대신 지분 5%에 해당하는 현금 처분 제한을 제안하고, 미래에셋PEF 측은 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웅진코웨이는 법원에서 매각을 승인하면 지난 8월16일 MBK 파트너스와 체결했던 매매 본계약서를 그대로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맞춰 웅진홀딩스에 매각키로 한 웅진케미칼 지분도 예정대로 정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 본부장은 "매각 합의서에 코웨이 매각 종료 전까지 웅진케미칼의 지분 매각을 완료하도록 명시돼 있다"면서 "12월이나 내년 1월 중에 웅진케미칼의 지분 매각이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코웨이 매각 일지>
▲ 2월6일 웅진홀딩스, 웅진코웨이 지분 매각 발표
▲ 7월6일 GS 리테일 우선매각협상대상자 논의
▲ 7월13일 콩가 그룹 우선매각협상대상자 논의
▲ 7월24일 KTB PE와 웅진코웨이 인수를 위한 MOU 체결
▲ 8월16일 MBK 파트너스와 본계약 체결
▲ 9월26일 웅진홀딩스 법정관리 체결
▲ 10월26일 법원, 웅진코웨이 조기 매각 결정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