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정치권의 대규모 기업집단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입장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그룹은 정몽구 회장 일가 소유 회사에 일감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 등 그룹 내 굵직한 기업들이 매년 그 규모를 확대해가면서 몰아준 일감을 통해 얻은 이익을 소유주인 정 회장과 그 가족에게 거액의 배당금을 통해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금융감독원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2013년 1분기 그룹계열 비상장사 이노션으로부터 총 482억9700만원 규모의 상품·용역을 매입할 계획이다.
이는 현대자동차가 직전 분기인 올해 4분기 이노션으로부터 매입하기로 한 상품·용역 금액 395억원에 비해 22.27% 많은 금액이며, 1년 전인 올해 1분기 매입액 247억원에 비해선 95.53%나 많은 액수다.
이노션에 일감을 늘린 것은 현대자동차 뿐이 아니다. 기아자동차 역시 이노션에 2013년 1분기 320억원 규모의 상품·용역을 매입할 계획이다.
이 역시 직전분기인 올해 4분기 매입액인 164억6700만원보다 94.33% 많은 금액이며, 올해 1분기 78억원에 비해선 310.26% 늘어난 액수다.
지난 2005년 설립한 광고대행사 이노션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와의 모든 계약을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그 내역을 보면 CES계약, TV광고 제작, 제품 미디어 발표, 제품 클럽파티 등으로 거래는 전자어음으로 이뤄진다.
이노션이 지난 2011년 회계연도 기록한 매출액 3440억6300만원 중 그룹 내 계열사를 통해 올린 매출은 1708억6700만원으로 전체의 약 절반(49.66%)에 달한다.
이노션은 이렇게 번 돈 가운데 일부(60억원)를 지난 9월 그룹계열 증권사인
HMC투자증권(001500) 특정금전신탁(MMT)에 맡겨 원금을 불리기도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노션은 지분 100%(180만주) 전량을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과 그의 일가가 소유하고 있다.
정 회장이 36만주(20%)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144만주(80%)는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딸 정성이 이노션 고문이 각각 72만주(40%)씩 가지고 있다.
게다가 이노션은 배당을 통해 오너 일가에 적지 않은 현금을 지급했다. 설립 이후 3년 만인 2008년 현금·주식배당을 통해 60억원을 지급한데 이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동안에는 매년 90억원씩 지급했다.
정 회장 총수 일가가 지난 4년 간 이노션에서 받은 배당금만 총 330억원에 달한다.
한편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소속 이종훈 의원은 지난 7월 대규모 기업집단의 일감몰아주기 등에 의한 재벌총수 일가의 사익편취를 차단하기 위해 '경제민주화 2호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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