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부동산 경기 장기 침체로 지지부진했던 기업도시 개발사업이 조금씩 생기를 찾아가고 있다.
국토해양부의 기업도시특별법 시행령 개정으로 개발사업 투자금 부담이 줄어들면서 사업에 관심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행령에 따라 개발사업자가 공공시설물 건립을 위해 내놓아야 할 개발이익 재투자율이 12.5%나 낮아졌다. 당초 30~50% 수준이었던 재투자율이 17.5~37.5%로 떨어지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재투자율 조종 여부를 가리는 개발이익 감소율도 크게 완화된다.
지금까지 개발계획 승인시점과 준공시점을 비교해 개발이익이 줄어들 경우 개발이익 차이가 20% 이상일 때만 재투자율을 조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행령 개정으로 개발이익이 5% 이상만 감소해도 재투자율을 조정할 수 있게 된다.
◇시행령개정..5개 시범사업 재점화
이처럼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지자체와 업계는 기업도시 사업 활성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기업도시는 원주, 충주, 무안, 태안, 영암?해남 등 5개 지역에서 시범 추진되고 있다. 이중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충주기업도시는 올해 안에 전체 분양률 8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원주기업도시 역시 연말까지 40% 공정률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반면 태안, 영암·해남 등은 공정률이 낮거나 인허가 진행 중에 있어 이번 개정안의 효과를 얼마나 누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투자를 망설이던 사업개발자와 투자자들이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 돌면서 각 기업도시들도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며 하나 둘씩 활력을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원주 연말 공정률 40% 목표
최근 사업 개발 속도를 내고 있는 원주기업도시는 현재 공정률 25%로 연말까지 40%를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1단계 부지조성공사가 본격화되면서 내년 중 산업 기반시설을 준공하고 2014년에는 주거·상업용지의 기반시설을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원주기업도시에는 의료기기 전문기업이 처음 입주해 기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짓고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가 운영하는 멀티콤플렉스센터 역시 연내 준공을 앞두고 있다.
멀티콤플렉스센터는 의료기기 상설 전시장을 비롯해 비즈니스센터와 임대공장, 기업편의시설, 시험검사 지원실 등이 들어서는 다기능 생산공장 및 마케팅 지원센터로 조성된다.
원주기업도시와 계약 체결이 이루어진 업체는 누가의료기, 한국중부발전, 은광ENG 등 모두 5곳이며, 이 밖에 14개 기업과 MOU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동양전자의료기를 비롯해 현재 협의를 진행 중인 업체도 20여 곳 있다.
최근에는 일본 의료기기 및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가 한국 공장 설립을 목적으로 현장을 방문하는 등 원주기업도시에 대한 국내외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원주기업도시 관계자는 "국내외 위기 상황으로 원주기업도시 개발사업에 어려움을 겪어 왔었으나 주 출자자인 롯데건설의 투자로 부지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사업 추진에 활기를 띠고 있다"며 "정부 시행령 개정 등 기업도시 개발사업 지원 대책으로 앞으로 사업개발자들과 투자자들의 투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태안, 골프장 승인으로 건설 본격화
현대도시개발이 사업지구 내 골프장 착공 신고를 승인받으면서 태안기업도시도 착공 5년 만에 개발사업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태안기업도시는 2007년 공사를 시작했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에 주 투자자인 현대건설의 사업주체 변경까지 겹치며 12.6%의 공정률에 그치는 등 위기를 겪어왔다.
하지만 이번 승인으로 현대도시개발은 내년 말까지 사업비 523억원을 투입, 142만2000㎡, 36홀 규모의 골프장을 조성할 수 있게 됐다. 또 내년 상반기에 36홀 규모의 골프장을 추가로 착공할 계획이며, 골프장 옆 일부 콘도 등은 내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이달 7일에는 한국서부발전의 태안 9, 10호기 화력발전소 건설공장 착공식이 열리기도 했다. 사업비 2조9천500억원이 투입되며, 9호기는 2016년 6월, 10호기는 2016년 12월 준공 예정이다.
◇영암.해남, 삼포지구 2단계에 모터스포츠산업 추진
영암.해남기업도시는 중국 투자기업인 중경경서유한공사가 최근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삼포지구 2단계에 25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 모터스포츠산업을 중심으로 탄력을 받고 있다.
삼포지구는 지난 2010년 개발계획 승인을 받아 1단계 사업으로 F1경주장을 준공했고, 2단계 사업 착공을 위한 개발계획 변경 및 실시계획 수립 용역을 추진 중이다.
전라남도는 이번 협약을 통해 2단계 도시조성비에 대한 자금 조달이 가능하게 됨에 따라 F1경주장과 연계한 2단계 개발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투자기업은 사업시행자로 직접 참여해 전체 부지 241만5000㎡를 조성하고 호텔 등 관광시설 및 모터스포츠산업, 주거상업단지 등을 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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