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 기자] 앵커 :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계속해서 사상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외환보유액 현황과 포트폴리오 비중 변화, 금매입 논란과 금값 전망까지 오늘 마켓인터뷰 시간에 살펴보겠습니다.
김 기자, 외환보유액 현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 외환보유액이 4개월 연속 사상최대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2년 11월 외환보유액'을 보면요. 11월말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3261억달러입니다. 10월말 3234억달러 보다 26억달러 증가한 겁니다.
또 지난 8월부터 4개월 연속으로 사상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는데요. 8월과 9월 외환보유액이 늘어난 이유는 환율 효과가 컸었구요. 10월에 이어 11월에는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늘어나면서 보유액이 늘었습니다.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7위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1위는 3조2800억달러를 보유한 중국이었고 일본, 러시아, 스위스, 대만, 브라질 등의 순이었습니다.
앵커 : 포트폴리오 비중에 변화가 있었다구요.
기자 : 외환보유액 중 금 비중이 늘어났는데요. 전월 0.9%에서 1.2%로 크게 늘었습니다. 역시 유가증권이 2990억달러로 전체의 91.7%를 차지했구요. 이어 예치금이 170억달러로 5.2%, 특별인출권(SDR) 35억2000만달러로 1.1%였습니다. 그리고 IMF 가맹국이 IMF에 의무적으로 납입한 출자금의 일정 부분인 IMF포지션이 27억8000만달러로 0.9%를 차지했습니다.
앵커 : 금 비중이 늘어났다고 하셨는데, 실제로 매입이 이루어진 겁니까.
기자 : 외환보유액 중 금 규모는 전월 보다 7억8000만달러 늘어난 37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는데요. 한국은행이 지난달 금 14톤을 추가로 사들였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한국은행은 총 84.4톤의 금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남은 금과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을 통해 사들인 물량이 전부로 14톤 가량이었던 2010년 말과 비교하면 2년새 6배 가까이 급증한 겁니다. 전세계 중앙은행의 금보유 순위도 기존 40위에서 36위로 올라갈 전망인데요.
한국은행은 금을 단순 수익 목적이 아닌 후대를 위한 안전자산 보유 관점에서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향후 한국은행의 금 투자는 정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행의 금 매입과 외환보유액 중 금 비중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지 동양증권 김혜영 연구원님 의견 들어보시겠습니다.
앵커 : 한국은행의 금 보유량은 세계 36위로 지나친 수준 아니라고 판단하셨습니다.
그런데 이번 한국은행의 금 매입에 대해서 논란이 일고 있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 한국은행이 금을 꾸준히 사들이면서 외환보유액 중 금 비중이 처음으로 1%대를 넘어섰는데요. 다른 국가들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투자업계에서는 한국은행이 너무 비싸게 금을 샀다고 비판했습니다.
국제 금 가격은 10월 온스당 1800달러선까지 갔다가 떨어지기 시작했는데요. 11월 3일 1677달러선에서 24일 1750달러선까지 올랐지만 12월 들어서면서 1700달러를 밑돌다가 지난 금요일 1705달러 50센트에 장을 마쳤습니다.
최근 금값이 밀리는 모습이고, 미국의 재정절벽 문제가 해결로 가닥을 잡으면 금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자 한국은행의 매입 시점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 금 매입 여부는 단기적인 가격 변동보다는 장기적인 요인들에 따라 결정된다고 했는데요. 자금 운용의 효율성, 외환보유고 다변화, 인플레이션 조정에서의 금의 역할, 금 보유에 따른 신뢰도 상승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결정한다는 겁니다. 가격만 강조할 경우 운용하기가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금 매입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 김혜영 연구원님 의견 들어보시겠습니다.
앵커 : 주요국 통화 약세가 지속됐고 외환보유고 다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에 금 비중 확대는 불가피했다고 판단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금 매입이 늘었다고 하죠.
기자 :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 매입량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세계 곳곳에서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이 나오면섭니다.
IMF 집계에 따르면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 7월 한 달간 44.7톤의 금을 추가로 사들였습니다. 터키 중앙은행이 보유한 금은 총 289톤으로 늘어났습니다.
러시아도 지난 7월 금 18.6톤을 사들이며 보유량을 936톤으로 늘렸구요.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은 7월 한달 동안 금 1.4톤을 매입해 총 103톤의 금을 비축했습니다.
특히 브라질은 금 보유량을 2개월 연속 늘리면서 외환보유고 다각화에 나섰습니다. 브라질은 지난 9월 1.7톤의 금을 매입한 데 이어 10월 17.2톤의 금을 매입해 보유량은 52.5톤으로 늘어났습니다.
그 밖에도 우크라이나, 그리스, 멕시코, 콜롬비아,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등도 최근 금 보유량을 늘렸습니다.
이에 따라 전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규모는 올해 500톤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데요. 40여년 만에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 매입에 나선 배경은 무엇인지 김혜영 연구원님 말씀 들어보시죠.
앵커 : 투자위험 개선과 글로벌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고자 중앙은행들이 금을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셨습니다.
이처럼 중앙은행들이 금을 계속 매입하면 금 가격이 결과적으로 상승하지 않을까요?
기자 :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금값의 하락 리스크를 방어하는 대표적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기존 금값의 상승을 이끌었던 요인들이 여전히 살아 있어 금값 전망은 어둡지 않다는 의견이 대부분인데요. 물가변동과 통화량 증가, 금융위기에 대한 헤지로서 금이 대안이라는 겁니다.
앵커 : 하지만 반대로 금값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죠.
기자 : 대형 금융기관들의 전망은 어둡습니다. 최근 골드만삭스가 금값 전망치를 하향조정 했는데요. 내년 금값이 온스당 1800달러 이상으로 올랐다가 하락해 2014년에는 1750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BNP파리바도 내년 금값 전망치를 기존 온스 당 1900달러에서 1865달러로 소폭 내려잡았습니다.
미국 경제 불안이 여전하기 때문에 금 선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되면서 금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과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금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김혜영 연구원님은 금값 전망 어떻게 하고 계신지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증가가 계속되면서 국제 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셨습니다.
향후 경기에 대해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금값 전망 역시 엇갈리고 있는데요. 하지만 한국은행을 비롯한 각국 중앙 은행들이 외환보유액에서 금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볼 만 합니다.
앵커 :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 현황부터 금값 전망까지 김혜실 기자와 살펴봤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