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형 실손보험 판매 지지부진..2000건 판매 그쳐
수수료 1000원 미만, 설계사들 소극적 판매가 주 원인
2013-01-14 17:23:31 2013-01-14 17:25:46
[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올해부터 단독형 실손보험 판매가 의무화됐지만 아직까지 보험사들의 판매실적은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시 전부터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설계사들의 소극적 판매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보험사들이 이미 특약형 실손보험에 가입한 사람의 중복가입을 거절하고 있는 것도 판매 부진의 이유 중 하나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단독형 실손보험에 가입한 건수는 2000건 미만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실손보험 계약자가 한해 300만명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수준이다.
 
지난해 1월부터 출시된 마일리지보험의 누적 판매건수가 10개월만에 140만534건(지난 11월말 기준)을 기록한데 비해서도 매우 저조한 성적이다.
 
업계는 단독형 실손보험상품의 판매부진 현상을 두고 애초부터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보험설계사들의 '소극적 판매'를 주요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보험설계사들이 기존 특약형 실손보험 상품을 판매할 경우 평균 수수료가 20만원 수준에 달하는 것에 비해 1만원대 단독형 실손보험은 수수료가 1000원 미만에 불과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각 회사의 상품과 특약 수준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설계사들이 기존 특약형 실손보험을 1건 판매하면 평균 20만원 안팎의 수수료가 지급된다"면서 "그러나 1만원대 단독형 실손보험은 수수료가 700원~900원 수준인데 어떤 설계사가 발품팔고 시간 낭비하면서 적극적으로 상품을 판매하겠냐"고 지적했다.
 
A사 한 설계사는 "오는 3월까지는 '3~5년 갱신-100세 만기' 상품과 '1년 갱신-15년 만기' 상품을 병행해서 판매할 수 있지만 4월부터는 표준형 상품만을 판매해야 한다"며 "이에따라 설계사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고객들이 더 많은 보장을 받을 수 있는 특약형 실손상품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설계사는 또 "고객들이 보험료만 비교해 기존 특약형 실손상품을 해약하고 단독형 상품에 가입하는 것은 절대적인 손해"라며 "단독형상품은 보험료가 싸지만 그만큼 보장내용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라 본인의 상황에 맞게 적절한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설계사 입장에서 특약형 실손상품이 더 효율적인 것은 물론 고객의 입장에서도 기존 특약형 상품을 해약하고 단독형 상품에 가입하는 것은 손해라는 말처럼 들린다.
 
 
보험사들이 이미 특약형 실손보험에 가입한 사람의 '중복가입'을 절대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것도 판매 부진의 이유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보험사들은 소비자가 단독형 실손보험 가입시 기존에 다른 상품에 가입돼 있는지 여부를 따져 이미 다른 실손보험에 가입돼 있을 경우 신규가입을 못하게 하고 있다.
 
실손상품은 비례보상의 원칙에 따라 소비자가 다수의 보험을 가입했더라도 한 보험사에서 100%를 보상받거나 여러개 가입한 보험사에서 보험금을 나눠서 보상받는 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업계는 소비자가 단독상품을 추가로 가입할지라도 계약자가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정해져 있어 중복가입을 하면 오히려 손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실손보험은 비례보상이 원칙이기 때문에 몇개의 상품에 중복 가입을 해도 계약자가 받을 수 있는 보상금액은 정해져 있는데 보험료를 추가로 지불하고 같은 금액을 보상 받는다면 이는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반면 금융당국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실손보험의 비례보상에 등에 대한 설명은 충분하게 의무적으로 실시하되, 보장한도 등을 이유로 단독형 상품을 추가 가입하려는 소비자들을 막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보험사에 단독형 실손보험을 문의할 경우 물론 실손보험의 비례보상과 특약형 상품과의 차이점을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을 의무적으로 하고 있다"면서도 " 그러나 과거 1000만원 한도의 실손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2000만~3000만원으로 보장 한도를 늘리는 등 더 많은 보장을 받고 싶어 추가가입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막을 필요는 없다" 고 못박았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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