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손꼽히는 금펀드가 최근 힘을 못 쓰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확산되면서 안전자산인 금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양적완화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돼 장기적 관점에서의 금펀드 투자 매력은 여전히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금펀드,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 -4.71%..위험자산 선호 심리 '확산'
18일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금펀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기준일 17일)은 -4.71%를 기록하고 있다. 테마 유형 가운데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가 2.21%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개별 펀드별로 살펴보면 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부진이 눈에 띈다.
블랙록월드골드증권자투자신탁(주식)(H)(C 3)의 3개월간 수익률이 -9.34%로 가장 부진했고, 그 뒤를 신한BNPP골드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8.92%), IBK골드마이닝증권자A[주식](-7.75%) 등이 이었다.
금 관련 주가지수펀드(ETF) 상품에 주로 투자하는 재간접형이나 금선물에 투자하는 파생형도 부진했다.
미래에셋인덱스로골드특별자산자투자신탁(금-재간접형)종류C-e의 3개월 수익률은 -3.24%를 기록했다. 이스트스프링골드리치특별자산투자신탁[금-파생형]클래스A는 -2.93%, KB스타골드특별자산투자신탁(금-파생형)A -2.89%, 삼성KODEX골드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금-파생형] -2.87% 등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들 금펀드가 부진한 성과를 나타낸 것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확산된 영향이 컸다.
유럽 재정위기의 불안감이 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초 미국의 재정절벽 이슈가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미국경제가 점차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
서경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중반부터 유럽의 불안감이 완화되고, 미국의 재정절벽 해결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글로벌시장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로 바뀌었다"며 "주식시장이 급등한 반면, 그동안 오른 금 가격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금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금펀드가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박진환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 연구원도 "미국의 재정절벽이 타결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돼 피난처 역할을 해온 금이 상대적으로 힘을 쓰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재정절벽이라는 불확실성 제거와 함께 미국의 경제지표 개선으로 달러화의 단기적으로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기대감도 금펀드의 수익률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배성진
현대증권(003450) 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부동산경기가 살아나면서 미국 실물경기의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달러화의 약세가 아니라 상당 기간 강세를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금펀드의 수익률 하락에 일조했다"고 판단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매력 여전해..선진국 양적완화에 金가격 하단 지지"
최근 부진한 성과에도 전문가들은 금펀드의 매력은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양적완화 기조가 유지하고 있어 실물인 금의 가격이 재차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배 연구원은 "미국이 실업률을 연계해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밝힌 가운데 일본 역시 대규모 양적완화를 단행하고 있다"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실물인 금이 재차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장기적 관점에서는 금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서 연구원도 "중장기적으로 미국, 일본 기타 주요국의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글로벌 유동성으로 인해 금가격의 하단은 지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미국의 재정절벽에 대한 논의가 아직 완벽히 해결된 것이 아니다"며 "미국의 불확실성이 부각되면 상대적으로 빠진 금이 반등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세계 중앙은행의 달러화 비중 감소도 금 가격 상승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선진국의 양적완화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터키, 러시아, 브라질, 멕시코 등 신흥국들이 외화준비금으로 달러화 대신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기 때문.
박 연구원은 "개도국 및 산업에서의 금에 대한 선호 외에도 달러화의 위상 추락에 따른 세계 중앙정부의 금 선호 현상을 보더라도 금은 우리에게 실망을 준 적이 없다"며 "금이 다른 투자대비 조정을 받고 있는 국면이지만,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보면 조금씩 금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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