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지난해 은행권이 실시한 사전채무조정(프리워크아웃)이 15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가계부실이 우려되는 프리워크아웃 대상자들에게 만기연장, 이자감면 등을 통해 총 10조3000억원을 지원했다.
금융감독원은 14일 이같은 내용의 2012년 중 은행권의 자체 프리워크아웃 추진실적을 공개했다.
프리워크아웃은 부실우려 대출이나 연체기간이 3개월 미만인 대출 중 상환의지, 정상화 가능여부 등을 감안해 차주의 상환부담을 완화해주는 은행권의 자체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은행들은 그동안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차주들을 위해 신용대출에 한해 자체적으로 프리워크아웃을 추진해왔지만 실적은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8월 금감원이 은행권과 공동으로 가계신용대출 프리워크아웃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10월에는 주택담보대출까지 프리워크아웃 제도를 확대하면서 하반기 실적이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주택담보대출에 실시된 프리워크아웃은 8만5000건으로 9조4000억원이 지원됐다. 이는 전체 주택담보대출 잔액(316조9000억원)의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 2012년 중 주택담보대출 프리워크아웃 실적
(자료 : 금융감독원)
주택담보대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차주들은 분할상환대출의 거치기간 연장, 주택담보인정비율(LTV)한도 초과대출 만기연장, 상환방식 변경 등을 통해 사전채무조정이 이뤄졌다.
적극적 프리워크아웃 수단인 상환방식 변경, 이자감면 및 이자유예 등은 하반기 이후 크게 증가했다.
하반기에 주택담보대출의 상환방식을 변경한 금액은 9118억원으로 상반기보다 14.5% 증가했고, 상반기 28억원에 불과했던 이자 감면·유예는 하반기에 242억원으로 760.7% 늘었다.
조성민 금감원 은행감독국 팀장은 "이자를 유예해주는 힐링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신한은행이 이자감면 및 이자유예 실적이 높았다"며 "씨티은행이나 농협도 자체적으로 이자감면이나 유예를 통해 프리워크아웃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계신용대출에서는 7만건의 프리워크아웃을 통해 9464억원이 지원됐다. 전년(2만7000건, 3282억원)보다 158.9% 증가한 것이다.
프리워크아웃을 통한 신용대출은 전체 가계신용대출 잔액(123조원)의 0.8%를 차지하는 규모다.
◇2012년 말 은행별 프리워크아웃 실적(단위 : 억원)
(자료 : 금융감독원)
금감원은 앞으로도 은행들의 프리워크아웃 실적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적극적인 채무조정을 확대토록 해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애로 해소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가 채무조정시 이자 감면·이자 유예 등과 같은 적극적인 채무조정 수단을 확대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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