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은혜기자] 이 맘 때면 증권가에 등장하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시구가 올해에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코스피는 1900선을 지켜내기 위해 치열한 공방을 계속하고 있다. 정부가 역대 2번째 추경을 편성했지만 막연히 지수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국면이다. 17일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당분간 위로도 아래로도 막힌 모습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동양증권-구조적 변화의 확인
중국 1분기 성장률 부진으로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구조적인 문제를 인지하고 이미 부동산 규제 등을 강화했기 때문에 연착륙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안정으로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구조개혁으로 중국의 성장률이 둔화되더라도 글로벌 경기에 대해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결국, 중국 연착륙+선진국 경기부양 조합을 가정할 때,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가계의 구매력 향상으로 IT, 소비(내수) 관련주의 수혜가 예상돼 전체 시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한다.
◇신한금융투자-추경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
정부는 민생안정과 경제회복을 위해 총 17조3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을 편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2009년 '슈퍼추경'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재정지출 성장 효과를 보려면 지출승수(재정지출 투입이 실질 GDP를 늘리는 정도)가 높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늘려야 한다. 그러나 이번 추경 계획을 보면 총 3조원이 투입되는 지역경제 활성화 자금 중 SOC 투자는 7000억원 증가에 그친다. 정부는 대신 일자리 창출 및 중소 수출기업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다만 이번 추경이 성장률을 강하게 끌어올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주식시장에서는 중소기업, 콘텐츠, 보안이라는 세가지 키워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신증권-당신이 따뜻해서 봄이 왔습니다
남도에서 시작된 봄이 서울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시장에 봄은 아직이다. 당분간 코스피에서 큰 폭의 하락도 추세적인 상승(반등)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 북한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외국인 순매수가 당장 유입되기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 개선세가 둔화되면서 상반기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도 함께 낮아지고 있다. 반면 지수의 지지력을 높이는 요소들도 만만치 않은 대응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2개월 예상 PBR을 기준으로 1배를 크게 이탈한 적이 없다는 경험은 저가 매수세를 유도할 것으로 판단한다. 이익 모멘텀이 강하게 작용하면서 견조한 주가 흐름이 예상되는 업종은 전기전자업종과 경기방어업종이다.
◇한국투자증권-속더라도 경험 상 베팅해 볼만한 주가수준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는 대내외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시장의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은행과 정부의 경제성장률 조정은 추경을 염두에 둔 액션이었다고는 하나 국내경기 회복에 대한 신뢰도를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다만 경험적으로 볼 때 신용경색이나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때 코스피 PER(12개월 예상)이 8배 수주능로 추락했었은, 경기나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국면에서는 통상적으로 9배 수준을 이탈하는 경우는 없었다는 점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겠다. 코스피는 PER 9배 초반(1900선 초반)에서 움직일 공산이 크다. 현재의 밸류에이션은 속더라도 경험 상 베팅할 만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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