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개 재벌 총수 지분율 여전히 `1% 미만`
계열사지분율·내부지분율은 50% 육박..SK, 현대중공업, 삼성 총수지분율 낮아
2013-05-30 13:49:23 2013-05-30 16:51:37
[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삼성, 현대, SK 등 이른바 재벌로 통칭되는 국내 대표적 대기업집단 총수가 그룹 전체에 갖고 있는 지분율이 1% 전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30일 공개한 ‘2013년 대기업집단 주식보유현황’에 따르면 총수일가 지분율이 낮은 상위 5개 기업은 SK, 현대중공업, 삼성, 동양, 현대 순으로 지분율은 2%가 채 되지 않았다.(아래 표 참조)
 
<자료제공: 공정위>
 
특히 SK의 경우 총수일가 지분율은 0.69%, 총수 단독 지분율은 0.04%로 나타났다.
 
삼성과 동양 역시 총수 혼자 갖고 있는 그룹 지분율이 1%가 안됐다.
 
하지만 이들이 그룹에 갖고 있는 내부지분율은 절반을 넘거나 육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총수 있는 대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은 54.79%, 총수일가가 계열사에 갖고 있는 지분율도 48.15%에 달했다.
 
그만큼 극소수 지분을 갖고 있는 총수 일가가 계열사 출자 등을 통해 전체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는 의미다.
 
◇재벌 총수일가 1% 지분율로 그룹 전체 지배..SK, 현대중공업, 삼성 순
 
실제 총수 있는 대기업집단의 출자구조는 총수 없는 대기업집단 보다 훨씬 복잡한 특징을 나타냈다.
 
공정위에 따르면 총수 없는 대기업집단의 평균 출자단계는 1.52단계, 총수 있는 대기업집단은 평균 출자단계가 이보다 3배 많은 4.51단계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총수 없는 대기업집단은 수직적 출자 비중이 커서 출자구조가 단순한 반면 총수 있는 집단은 수평·방사형 출자 등 출자구조 자체가 복잡했다고 지적했다.
 
평균 계열사 수 역시 총수 있는 대기업집단은 35.33개로 총수 있는 대기업집단이 갖고 있는 13.11개 보다 3배 가량 많았다.
 
흥미로운 건 총수 없는 민간 대기업집단 8개 가운데 수년 전 민영화한 포스코와 KT 역시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재벌과 유사한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공정위는 “계열회사간 공동출자 등에 의한 계열사 수 급증, 계열회사간 출자단계 증가, 주력사업과 무관한 계열회사 편입으로 영위업종을 확장”하는 등 복잡한 소유지분구조로 변화했다고 지적했다.
 
◇포스코, KT도 재벌 흉내?
 
A사가 B사에 출자하고, B사가 C사에 출자하고, C사가 다시 A사에 출자해 그룹 총수가 계열사를 지배하는 데 이용되는 순환출자 자체도 증가추세를 보였다.
 
공정위는 순환출자 기업이 전년 보다 하나 더 늘어서 14개가 됐다고 밝혔다.
 
또 현재 형성된 순환출자 고리 수는 14개 기업에서 124개로 나타났는데 이 가운데 2008년 이후 신규로 생성된 순환출자가 9개 기업 69개로 55.6%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주목되는 건 삼성, 현대, 동부, 동양 등 4개 그룹의 경우 금융·보험사가 순환출자 구조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점인데 재벌개혁을 위해 금산 분리가 필요하다는 여론에 힘이 실릴지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공정위는  총수 있는 대기업집단, 즉 재벌그룹 43개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27개 그룹이 134개에 달하는 금융보험사를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또 금융보험사가 계열사에 출자한 금액은 4조9423억원으로 전년 보다 2.5% 증가했고 계열사에 대한 평균 지분율 역시 전년 보다 증가해 26.57%로 나타났다.
 
◇2008년 이후 순환출자 급증..공정위는 신규 순환출자만 금지?
 
이번 조사는 공정위가 ▲삼성과 현대차 등 총수 있는 민간기업집단 43개 ▲포스코와 KT 등 총수 없는 민간기업집단 8개 ▲한전과 LH 등 공기업집단 11개 등 모두 62개 기업의 내부지분율과 순환출자 현황 등을 분석해 공개한 것이다.
 
분석 결과 전반적으로 국내 재벌그룹이 갖고 있는 지배구조 문제를 재확인시켰다는 평가다.
 
공정위에 따르면 재벌총수 지분율은 20년 전인 1993년 3.5%를 기록했지만 2000년 이후 계속해서 1%대를 기록 중이고 지난해와 올해는 연속해서 1% 미만을 기록 중이다.
 
공정위는 2012년 총수지분율이 0.94%, 2013년엔 0.9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최근 5년 사이 순환출자가 급증한 것도 눈에 띈다.
 
상황이 이런 데도 공정위는 기존 순환출자는 '자발적 해소'를 유도하고 신규 순환출자만 엄격히 금지한다는 입장이다.
  
신영선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악의적 의미로 순환출자가 늘어난 경우가 최근 많아졌기 때문에 더는 기업 지배구조가 악화되지 않도록 가급적 6월 국회에서 신규 순환출자 금지 입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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