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여야가 2일 국회 본회의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원본 및 관련 자료를 열람·공개하기로 잠정 합의한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이 높아지고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의혹이 국가정보원의 대화록 전문 공개로 사실상 해소됐지만 새누리당이 '사실상 포기'라는 공세를 이어가고 있어, 이번에 원본이 공개되더라도 지리한 공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국정원이 대화록 공개로 상황이 급변했지만 노 전 대통령이 직접 "포기"라는 말을 하지 않았어도 굴욕적인 외교를 한 것과 다름 없다고 공세를 지속했고, 이에 결국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은퇴 배수진을 치고 원본 공개를 제안하게 됐다.
더욱이 통상 30년간 비공개가 원칙인 정상회담록이 정쟁으로 인해 10년도 채 안 돼 공개되는 첫 사례가 될 경우 향후 외교관계에 있어 치명적인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마음대로 대화록을 공개하는 우리 정부와 세계 어느 나라가 안심하고 외교적 대화에 나서겠냐는 것이다.
또 NLL 논쟁이 촉발된 이유가 대선 개입 국기문란 사태를 물타기 위한 새누리당의 몽니 때문이라는 의견이 우세해 대화록 원본 공개는 사태의 본질을 비켜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한국갤럽 여론조사(6월26~27일 전국 성인 608명 대상 실시,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0%p)에선 53%의 국민이 'NLL 포기가 아니다'고 응답한 바 있다.
비록 이날 본회의에서 300명의 국회의원 가운데 200명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 과정이 남아 있긴 하지만 표결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도부에선 양당 합의가 이뤄져 상정이 된다면 최선을 다해서 처리하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당연히 (공개에)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이견이 있는 것과 통과는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대통령기록물이 원래 원칙은 30년간 공개를 못하도록 되어 있지만 소모적인 국정원 국기문란 행위로 인해 공개할 수밖에 없게 된 현실 자체가 대한민국으로서는 굉장히 불행한 일"이라면서 "상황이 공개할 수밖에 없다면 민주당은 전혀 회피할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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