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주려 대화록 별도작성 유력..새누리, 2008년에 이미 다봤나
문재인 "공개된 2008년 1월 대화록은 MB정권 제출용"..원본 대조해 왜곡확인 되면 파장 불가피
2013-07-04 13:44:45 2013-07-04 13:47:43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김만복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국가정보원장이 남재준 국정원이 불법 공개한 2008년 1월 작성 대화록은 자신도 모르게 만들어진 것이라고 증언한 것과 관련한 문재인 민주당 의원의 견해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
 
문 의원은 남재준 국정원이 왜곡된 발췌록을 기습적으로 공개한 지난달 24일 "공개된 대화록은 2008년 1월에 생산된 것으로 되어 있는데, 국정원의 누군가가 인수위 또는 MB정부에 갖다주기 위해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잇따라 글을 올려 2007년 남북정상회담 직후 대화록이 작성되게 된 경위에 대해 소상히 설명했다.
 
문 의원은 "정상회담 대화록은 기록자로 배석한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이 녹음해온 파일과 기록메모에 의해 작성됐다"면서 "그런데 국정기록비서관실에서 녹취를 위해 들어보니 녹음상태가 좋지않아, 잡음제거 등의 장비와 기술을 갖춘 국정원에 파일 등을 넘겨 대화록을 작성케 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런 연유로 국정원이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정상회담 대화록을 작성해서 청와대에 보고해왔는데, 종이문서로 보고하면서 부본이 국정원에 남게 된 것"이라면서 "대화록이 작성된 시기는 회담 직후 일주일 이내"라고 밝혔다.
 
즉 문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이 갖고 있어야 할 대화록은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 직후 일주일 이내에 작성된 것이어야 하지만, 2008년 1월에 작성된 대화록과 발췌본이 공개돼 대선 개입 국기문란 사태로 어수선한 정국을 NLL로 뒤흔든 셈이다.
 
그리고 이는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이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분명히 (청와대 지시에 따라) 2007년 10월에 작성해 청와대와 국정원 각각 1부씩 보관하도록 '1부만 보관하고 전부 파기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한 내용과 일치한다.
 
문 의원은 아울러 "더 큰 문제는 원대화록이나 부본을 사본한 것이 아니어서 내용의 동일성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개된 대화록에 내용의 왜곡이나 조작이 있다면 더 엄청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2007년 10월에 작성돼 청와대와 국정원이 1부씩 보관하는 대화록과 2008년 1월 국정원 작성본의 내용이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남재준 국정원이 공개한 대화록과 발췌본이 문 의원의 우려대로 국회가 공개를 결의한 국가기록원의 원본을 왜곡한 것이라면 국정원은 대선을 비롯해 이명박 정부 내내 국내정치에 개입한 것도 모자라 이를 물타기하기 위해 NLL 논란을 진두지휘한 꼴이 된다.
 
문 의원이 "따라서 그 대화록이 누구에 의해, 언제, 무엇을 위해 만들어졌는지, 내용의 왜곡이나 조작이 없는지 규명되어야 한다"고 촉구한 이유도 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문 의원은 그러면서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록이 박근혜 후보 진영으로 흘러들어가 선거에 악용된 경위와 그 과정에서 있었던 후보 측과 국정원 간의 결탁을 규명하는 것"이라면서 "결국 추가적인 수사나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글을 맺었다.
 
문 의원이 통상 30년간 비공개가 원칙인 정상회담 대화록 원본 공개를 전격 결정한 배경이 분명해진 가운데, 국가기록원 원본과 남재준 국정원 대화록 대조로 국정원의 왜곡 여부가 가려질지 주목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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